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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 입학생 넷 중 한명은 여학생…화학·도시공학 등 인기

중앙일보

입력

이화여자대학교 아산공학관. 이화여대는 1996년 여대 최초로 공대를 신설했다. 이후 숙명여대가 역대 두 번째 여대로 공대를 신설한 건 2015년이다. 연합뉴스

이화여자대학교 아산공학관. 이화여대는 1996년 여대 최초로 공대를 신설했다. 이후 숙명여대가 역대 두 번째 여대로 공대를 신설한 건 2015년이다. 연합뉴스

올해 공대 입학생 네 명 중 한 명은 여학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공대 여학생 비율은 최근 5년간 25% 안팎을 유지하고 있지만, 학교·학과에 따라 여전히 남녀 차이가 컸다.

8일 교육통계서비스 자료에 따르면 3월 기준 일반대학 공학 계열 입학자 9만3546명 중 여학생은 2만2956명으로 24.5%를 차지했다.

종로학원하늘교육 분석에 따르면 1970년대 1% 정도에 불과했던 공대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11년 처음으로 20%를 넘어섰고 최근 들어 25% 내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공대 입학 여학생 비율은 2017년 25%를 기록했고 2018년 25.3%, 2019년 24.6%, 2020년 24.4%였다.

화학공학선 열 명 중 네 명이 여학생…기계·전기는 인기 낮아

여학생 비율이 높은 곳은 의약계열(63.7%)이나 인문계열(63.7%)·교육계열(63%) 등이다. 의약계열에는 여학생 비율이 80~90%대를 차지하는 간호학·치위생학과가, 인문계열에는 여학생 비율이 71%를 넘는 국문과 등이 포함된다. 이런 전공들에 비하면 공대 여학생 비율이 여전히 낮지만 예전에 비해 높아진 수치다.

공학계열 학과별 여학생 비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공학계열 학과별 여학생 비율.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세부 전공별로 보면 조경학(46.4%)·섬유공학(45.6%)·화학공학(41.6%)에 진학하는 여학생 비율이 높았다. 화학공학의 경우 2011년에는 입학하는 학생 중 여학생 비율이 34%였는데 10년 새 8%p 가까이 늘었다.

경희대학교 화학공학과 학과장인 서태석 교수는 "학생들은 졸업 후 미래지향적인 산업에서 일하고 싶어하는데 화학공학은 반도체·에너지·바이오 등 다양한 분야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라면서 "전반적으로 취업률이 높다고 알려져 있는 데다 여학생들의 경우 물리보다 화학을 좋아하는 경향이 합쳐지며 화공과에 들어오는 여학생 비율이 더 늘어났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계·전기'와 '서울대'선 여학생 비율 여전히 낮아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물. 이태윤 기자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건물. 이태윤 기자

반면 자동차공학(6.5%)·기계공학(10.5%)·전기공학(12.3%) 등은 상대적으로 여학생 선호도가 낮았다. 물론 이 학과들도 10년 전에 비하면 각각 2~5%p 여성 비율이 늘었다. 2015년 고려대학교 전기전자공학부로 입학해 올해엔 같은 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이재환 씨는 "입학 당시 과 내 남녀 성비가 9:1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여학생이 확연히 많아진 것 같다"면서 "그래도 생명공학 같은 남녀 성비가 반반인 학과에 비해서는 적은 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대학별로는 서울대(12.7%) 공대의 여학생 비율이 유독 낮았다. 한국외대(34.4%)·경희대(29.5%)·한양대(28.1%)·고려대(26.6%)·연세대(25.5%) 등 서울 소재 주요 대학들은 평균보다 공대 입학 여학생 비율이 높은 것과 비교된다.

오종운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소위 장치산업이라 불리는 기계·전기·토목 쪽은 이전부터 여학생들이 접근하기 부담스러워 했는데 이런 현상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른 계열에 비해 공학 계열의 취업률이 높은 수준을 보여 공대생 중 여학생 비율은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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