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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는 코로나약' 치료땐 성관계 금지? 기적의 그약 부작용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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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미국 제약사 머크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머크가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머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를 위해 개발한 경구용 항바이러스제 '몰누피라비르'의 미 식품의약국(FDA) 긴급사용 승인(EUA) 신청을 앞둔 가운데, 이 약의 부작용과 주의사항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미국 국립보건원(NIH) 임상시험정보공개에 따르면 머크사는 임상 참여 자격 기준을 통해 제한사항을 밝혀놨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성관계를 금지'하는 것이다.

회사 측은 남성의 경우 약 투여 기간과 마지막 투여 뒤 최소 4일간 '금욕적인 생활을 유지하는 것에 동의해야 하고 피임하는 것을 동의해야 한다'고 명시해뒀다. 여성의 경우 '임신이나 모유 수유 중이 아니어야 하고, 임신했을 가능성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전문가 "임신 땐 선천적 기형 유발 가능성 시사" 

사이먼 클라크 영국 리딩대 교수는 영국 과학미디어센터(SMC)에 "임상 참여자들에게 성관계를 금지하거나 피임을 지시했다는 점은 주목할 가치가 있다"며 "암 화학요법 등 일부 다른 의약품의 일상적인 관행이지만, 임신하게 되면 약물이 선천적 기형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소식은 긍정적이지만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환자의 50%가 중증으로 악화하는 걸 막으면 좋겠지만, 약을 먹었음에도 여전히 입원율이 높다. 누가 (회복과 악화 중) 어떤 쪽으로 흐를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이 밖에도 ▶신장병이 있는 일부 경우 ▶HIV 감염자의 경우 항바이러스요법에서 안정적인 반응을 보였을 경우 ▶간 경변, 말기간질환, 간세포암, B형간염·C형간염 일부 이력이 있는 경우 ▶5일 내 혈소판 수치가 10만/μL(마이크로리터) 이하이거나 혈소판 수혈을 받은 경우 등을 임상에서 제외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몰누피라비르' 중간 임상 결과 부작용 발생률이 증가하지는 않았지만, 참가자의 1.3%가 부작용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했다. 통신은 "몰누피라비르의 안전성을 적절하게 평가하려면, 훨씬 더 많은 환자 그룹에서 평가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뉴저지의 머크사.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뉴저지의 머크사. 로이터=연합뉴스

머크 "코로나 환자 입원 가능성 50%↓…사망 0"

지난 1일 머크 측은 '몰누피라비르'의 3상 임상시험 결과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 경·중증 환자 중 감염 5일 이내인 사람 775명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한 결과, 29일 뒤 몰누피라비르를 복용한 환자 중 7.3%만이 병원에 입원했고 사망자는 한 명도 없었다.

회사 측은 플라시보(위약) 복용 군의 입원율이 14.1%를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몰누피라비르'가 코로나19 환자의 입원 가능성을 50%가량 낮춰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몰누피라비르는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암호 오류를 유도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머크 측은 "인간 세포에서 유전적 변화를 유도하지는 않는다"면서 자체 연구 결과 델타 변이를 포함한 모든 변이에 효과가 있다고 덧붙였다.

피터 호비 옥스퍼드대 교수는 "중간 결과가 고무적이고, 안전성에 대한 데이터가 좋아 보인다"면서도 "다만 내성이 생기는지 관찰하고, 복합항바이러스제의 잠재적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성이 있다"고 SMC에 밝혔다.

한국도 '이 약' 도입 예정…정은경 "최대한 확보" 

한편 한국 질병관리청도 "머크·화이자·로슈와 경구용 치료제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최소 2만명분은 확보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몰누피라비르 도입을 위한 채비를 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정은경 질병청장도 7일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구용 치료제 물량을 추가 확보하는 것으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물량을 최대한 확보하겠다. 예산은 국회가 도와달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는 경구용 치료제 구매를 위해 올해 추가경정예산으로 168억원을 배정했고, 내년도 예산안에 194억원 등 총 362억원을 편성해뒀다. 질병청은 앞서 올해 추경 예산에 1만8000명분, 내년 예산안에 2만명분에 대한 치료제 구매비용을 반영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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