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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 찾아 동에 번쩍 서에 번쩍, '황길동' 황선홍 감독

중앙일보

입력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은 숨은 보석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황선홍 U-23 대표팀 감독은 숨은 보석을 찾아 전국 방방곡곡을 누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황길동.'

황선홍 신임 U-23 대표팀 감독 #템포 축구 맞는 숨은 보석 물색 #하루에 경기장 2곳 방문하기도

황선홍 신임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 감독은 요즘 이렇게 불린다. 숨은 재능을 찾기 위해 전국 방방곡곡을 누벼서 붙은 별명이다. 하루에 경기장 두 곳을 찾는 건 기본이다. 지난달 25일 오후 2시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포항 스틸러스-제주 유나이티드전을 찾은 황 감독은 곧바로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으로 이동해 오후 4시 30분 울산 현대-광주FC전을 지켜봤다. 추석 연휴였던 지난달 19일에도 서울월드컵경기장을 찾아 FC서울-수원FC전을 관전했다.

황선홍 감독은 인천 유나이티드와 강원FC가 맞붙은 지난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도 나타났다. 이번엔 김정수 U-23 대표팀 코치와 함께였다. 황선홍 감독과 김정수 코치는 수시로 메모하고 의견을 나눴다. 그런데 이날 황선홍 감독의 방문은 의외였다. 이미 대표팀 명단을 확정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황 감독은 지난 4일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예선 나설 23명의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지난달 27일부터 4일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 소집 훈련을 통해 마지막 옥석 가리기를 실시한 황 감독은 훈련에 참여한 35명 중 강윤구(울산), 이동률(제주) 등 19명을 선발했다. 나머지 4자리는 2019 국제축구연맹(FIFA) 19세 이하(U-19) 월드컵 준우승 멤버인 최준을 비롯해 박정인(이상 부산 아이파크), 조진우(대구FC), 고재현(서울 이랜드FC) 등 새 얼굴로 채웠다.

그가 경기장을 찾은 이유는 간단하다. 황 감독은 "U-23 아시안컵 예선은 시작에 불과하다. 앞으로 수많은 경기를 더 치러야 한다. 좋은 선수를 찾는 작업은 꾸준히 계속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한 박자 빠른 패스와 조직적인 '템포 축구'에 맞는 선수를 찾는 게 목표다.

황선홍 감독의 레이더는 장소와 리그를 가리지 않는다. 지난달 15일 김학범 감독으로부터 U-23 대표팀 사령탑 지휘봉을 넘겨받은 그는 K리그1(1부 리그)과 K리그2(2부 리그)는 물론 대학 리그 선수까지 폭넓게 살폈다. 지난 2월 경남 통영에서 열린 춘계대학축구연맹전과 9월 강원 태백에서 벌어진 추계대학연맹전을 직접 관전했다. 그 결과 용인대 수비수 조위제가 이번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황선홍 감독은 "대학 축구 경기는 예전부터 챙겨봤다. 코로나19로 유럽 현장을 가볼 수 없는 상황이라서 대학 축구에 더 눈이 갔는데, 감독이 되니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황선홍 감독은 U-23 아시안컵 예선에서 사령탑 데뷔전을 치른다. 한국은 대회 H조에 편성됐다. 오는 25일 필리핀, 28일 동티모르, 31일 싱가포르와 차례로 맞붙는다. 총 11개 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예선에서 각 조 1위와 2위 팀 중 상위 4개 팀만 본선에 진출한다. 2022 AFC U-23 아시안컵 본선은 내년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린다. 황선홍 감독은 "U-23 대표팀이 궁극적으로 달성해야 하는 최종 목표는 내년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파리올림픽이다. 이번 예선 대회는 목표로 가는 과정이다. 초석을 잘 깔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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