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휴대전화 보관자 증거은닉""경찰 직무유기"…화천대유發 잇단 고발

중앙일보

입력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JTBC 캡처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JTBC 캡처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인 화천대유발(發) 고발이 이어지고 있다. 대장동 의혹과 직접적 연관이 있는 성남도시개발공사나 화천대유·천화동인 관계자를 비롯해 핵심 증거를 숨겼다는 의심을 받는 성명불상자들도 고발 대상자가 되고 있다. 아울러 미온적 대처를 했다는 경찰 고위직에 대한 고발도 예고됐다.

“휴대전화 보관자 증거은닉죄 고발”  

시민단체 법치주의 바로 세우기 행동연대(법세련)의 이종배 대표는 5일 오전 국민신문고를 통해 서울경찰청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피고발인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휴대전화와 연관된 인물 2명이다.

이 대표는 고발장에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핵심 혐의자인 유동규의 옛 휴대전화를 보관하고 있는 휴대전화 판매업자(피고발인1)를 증거은닉 혐의로, 압수수색 중 창밖으로 던진 새 휴대전화를 가져간 성명불상자(피고발인2)를 점유이탈물횡령 및 증거은닉 혐의로 처벌해달라”고 했다.

그는 이어 “이 사건의 몸통을 잡아 단죄하지 않고는 국민적 분노를 달랠 수 없을 것이며, 꼬리자르기식 맞춤형 수사로 대충 넘어가려 한다면 국민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특검 도입을 촉구했다.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변호인이 지난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참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대장동 개발 로비·특혜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변호인이 지난 3일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참석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중앙포토

유동규 휴대전화 행방 오리무중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수사팀은 지난달 29일 오전 유 전 본부장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도중 유 전 본부장이 본인의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졌다고 했다. 수사팀은 아직 유 전 본부장의 휴대전화를 확보하지 못한 상태다.

유 전 본부장 변호인은 지난 3일 구속영장실질심사 후 취재진과 만나 “2주 전 교체한 휴대전화를 던진 것”이라며 “유 전 본부장의 예전 휴대전화는 유 전 본부장의 지인(피고발인1)이 보관하고 있다. 전에 쓰던 휴대전화는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검찰 수사팀은 이튿날 입장문에서 “유 전 본부장은 1일 체포된 이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압수수색 전날 휴대전화를 창밖으로 던졌다고 하다가, 나중에는 휴대폰 판매업자(피고발인1)에게 맡겨놓았다고 하면서도 그 사람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의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판교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를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국민의힘의 김도읍 정책위의장과 '이재명 경기지사 판교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위원들이 지난달 29일 오전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서울 서대문구 국가수사본부를 찾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수사 뭉갠 경찰은 직무유기”  

‘늑장 조사’ 지적을 받은 경찰 수사 책임자들과 ‘재판 거래’ 의혹을 받는 권순일 전 대법관에 대한 고발도 예고돼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4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경찰은 지난 4월 금융정보분석원(FIU)에서 화천대유와 관련한 수상한 자금 흐름을 통보받고도 대장동 게이트가 터지기 전까지 5개월 동안 뭉갰다”며 “보도 후에도 횡령·배임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는 원론적 설명만 내놨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가수사본부장, 경찰청 수사국장, 서울경찰청장, 서울 용산경찰서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 조치할 예정”이라며 “권순일 전 대법관도 사후수뢰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전 대법관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선거법 위반 등 혐의 재판 전후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8차례 이상 만났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대장동 특혜 의혹에 대한 신속·철저 수사를 촉구하기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를 찾기도 했다. 당내 ‘이재명 판교대장동게이트 진상조사 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당일 오전 국수본부장과 약 1시간 동안 비공개 면담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의원들은 대장동 의혹 관련해 그동안 박수영 의원실에 들어온 제보 내용을 전달하면서 국수본이 직접 수사를 챙길 것을 주문했다는 게 국민의힘 관계자 전언이다.

면담을 마친 후 김도읍 정책위의장은 기자들에게 “국민적 관심 가지고 있고 정치적 중립성이 의심되는 사건, 특히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 정부의 그간 행태를 보면 경찰이든 검찰이든 믿을 수 없다”며 “객관적이고 공정한 야당이 추천하는 특검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