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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부터 중국 시노백ㆍ시노팜 접종자도 백신 인센티브 받는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일 대전의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시민들을 분주히 검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1일 대전의 한 코로나19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방문한 시민들을 분주히 검사하고 있다. 김성태 기자

방역당국이 오는 7일부터 해외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접종을 한 이들의 접종 이력을 인정하고 국내 접종자에게 적용되는 인센티브를 동일하게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인정되는 백신 범위에 현재 한국에서 승인되지 않은 중국의 시노백·시노팜 백신이 포함돼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5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브리핑에서 “해외 예방접종자들의 지속적인 요청을 받아들여 해외 예방접종자의 접종 이력을 단계적으로 인정하고 확인서를 발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해외에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받고 입국한 경우 격리면제서를 통해 자가격리는 면제됐지만 사적모임 인원제한 예외 등 국내 접종자에게 제공되는 인센티브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아 민원이 제기돼 왔다.

7일부터 해외 접종자도 인센티브 부여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방역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입국자들이 방역관계자의 안내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당국은 앞으로 해외 예방접종자 중 격리면제서를 발급받고 입국한 내외국민과 주한미군·주한외교단 및 동반가족의 경우 보건소에 방문해 본인의 해외 예방접종 증명내역과 격리면제서를 제시하면 국내 예방접종 시스템에 접종 이력 등록 및 확인서(종이, 전자) 발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종이 증명서는 예방접종 시스템 등록 후 보건소에서 발급받게 되고, 전자증명서는 본인 명의 휴대폰이 있는 경우 쿠브(COOV) 시스템에서 확인서를 발급받을 수 있다. 주한미군의 경우는 별도로 협의한 방식으로 발급 예정이다.

오는 7일부터는 쿠브를 통해 접종 이력 확인이 가능해져 사적모임 인원 제한 예외 등 접종 완료자 인센티브에 있어 국내 예방접종자와 동일한 방역원칙 적용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당국은 격리면제서 없이 입국한 해외예방접종자 중 내국인에 대해서는 조속한 시일 내에 접종력 인정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中 시노팜·시노백 예방효과 논란

시노팜(중국) 백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시노팜(중국) 백신.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다만 인정되는 백신 범위에 중국 백신인 시노팜, 시노백이 포함돼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승인한 백신을 기준으로 해당 안을 마련했는데 여기엔 현재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서 인정한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외에 시노팜, 시노백까지 포함돼 있다. 손 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백신이 포함된 배경에 대해 “현재 입국 시 격리면제 제도에서도 WHO의 공식 승인 백신을 기준으로 한다”며 “이번 조치도 이와 동일한 연장선상에서 이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국산 백신에 같은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시기상조. 정기석 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WHO는 전문적으로 약을 심사하는 기관이 아니다. 신약이 개발됐을 때 WHO에서 검증돼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걸 본 적 있냐”고 되물었다. 정 교수는 “국내는 물론 미국이나 유럽 식약처도 아직 중국 백신 사용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인센티브를 제공하려면 해당 백신을 맞아도 예방효과가 충분하다는 과학적 근거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 시노팜, 시노백의 경우 중동이나 동남아권에서 접종이 이뤄지고 있지만 높은 백신 접종률에도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물백신' 논란이 이어졌다. 지난 7월 미국 CNBC는 아워월드인데이터를 이용해 자체분석한 결과 세계에서 인구 대비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 중 최소 6개국에서 코로나19 신규 감염이 증가하고 있고, 이들 중 5개국은 중국 백신 의존율이 높은 국가라고 보도했다. 5개국은 아랍에미리트, 세이셸, 몽골, 우루과이, 칠레다. 세이셸의 경우 중국 시노팜 백신을 대량 접종하며 지난 5월 접종 완료율이 60%가 넘었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2배 이상 급증했다.

우리는 혜택주는데 한국인은 중국 입국시 3주 격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시노팜(Sinopharm·중국의약) 백신. 사진=장창관 프리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시노팜(Sinopharm·중국의약) 백신. 사진=장창관 프리랜서

정부의 이번 결정이 상호주의 측면에서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우주 고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런 조치를 시행할 때에는 국가 간 상호 호혜성이 중요하다. 대한민국 국격에 맞는 평등한 조치인지를 봐야 하는데 한국인은 여전히 중국에서 이런 혜택을 받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실 이는 정부가 해외 입국자에 대해 격리면제 조치를 시행했을 때부터 불거진 문제다. 앞서 정부는 7월부터 해외 예방접종 완료자 중 특수목적 입국자의 경우 중국 백신을 포함해 WHO에서 인정한 백신을 접종받았다면 격리면제를 해주고 있다. 반면 중국은 예외 없이 우리 국민에 대해 3주간 격리 조치를 강제하고 있어 상호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런 지적에 대해 중대본 관계자는 “애초에 WHO 승인 백신을 기준으로 하게 된 건 이동량이 많은 아시아권 국가들이 중국산 백신을 많이 접종받았기 때문”이라며 “상호주의 원칙보다는 이런 측면을 더 고려해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WHO라는 국제적 기구가 승인한 백신이기에 효과도 인정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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