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었던 축구·테니스 "실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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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북경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이 확실시되던 남자축구와 테니스가 이란·중국 및 일본에 덜미를 잡히는 수모를 당했다.
한국남자축구는 3일 밤 벌어진 이란과의 준결승에서 시종 우세한 공격을 펼치고도 연장후반 6분쯤 이란 FB 시루스에게 결승골을 내줘 1-0으로 패퇴, 태국과의 동메달싸움으로 전락하는 신세가 됐다.
한국은 이날 안정된 수비에다 미드필드까지 장악, 손쉽게 승리를 낚는 듯 했으나 지나치게 최순호 고정운의 중앙돌파에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패턴에다 코너킥·프리킥 등에서 세트플레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비해 이란은 장신의 발빠른 수비수들이 한국 공격진을 적절히 봉쇄하면서 앞선 체력을 바탕으로 위협적인 역습을 시도하다 연장후반 6분 길게 넘어온 볼을 GK 최인영이 잡으러 나오는 순간 이란의 수비수 시루스가 재치있게 골키퍼의 키를 넘기는 절묘한 슛으로 결승골을 장식, 1백50분의 혈전을 승리로 마감했다.
북한은 이날 준결승에서 태국을 1-0으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한편 금메달 4개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던 한국테니스는 중국과 일본의 벽에 막혀 노골드메달의 위기에 몰렸다.
한국은 남자단식 준결승에서 믿었던 김봉수 김재식 등이 중국의 장주화·판빙에게 각각 2-0, 2-1로 패한데 이어 여자단식의 김일순과 박말심도 준결승에서 일본의 기지무다와 중국의 천리에게 모두 2-0으로 완패하는 부진을 보였다.
한국은 이미 끝난 남녀단체전에서 각각 은·동메달에 머물렀고 우승후보였던 남자복식조도 준결승에서 탈락한바 있다.
현재 한국은 여자복식의 김일순-이정명 조가 결승에 올랐으나 우승전망은 극히 어두운 편이고 혼합복식조도 준결승·결승에서 인도네시아·중국이 도사리고 있어 승부를 점치기가 어려운 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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