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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다음은 스마트 글라스? 도촬 논란이 변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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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AR글라스 컨셉트. [사진 워킹캣 트위터]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진 AR글라스 컨셉트. [사진 워킹캣 트위터]

한때 혁신 제품으로 주목받았으나 시장의 관심에서 멀어졌던 ‘스마트 글라스’가 최근 다시 부상하고 있다. 일부에선 성장 정체기에 들어간 스마트폰 다음으로 차세대 정보통신(IT) 기기 대표주자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페이스북과 샤오미의 움직임이 적극적이고, 삼성전자와 애플의 제품 개발 소식도 전해졌다.

페이스북은 지난달 9일(현지시간) 선글라스 레이밴의 제조사 룩소티카와 공동 개발한 스마트 글라스 ‘레이밴 스토리’를 출시했다. 일반 선글라스와 비슷한 모양의 이 제품을 활용해 전화를 받거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또 사진이나 짧은 동영상을 찍어 페이스북에 공유할 수 있다. 다만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겹쳐 보여주는 증강현실(AR) 기능은 빠졌다. 가격은 299달러(약 35만5000원)부터다.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레이밴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각 업체]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레이밴 스토리’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 각 업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레이밴 스토리를 선보이면서 “페이스북은 스마트 글라스가 차세대 컴퓨팅 플랫폼 구축에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초 자신의 페이스북에 “2010년대의 기술 플랫폼은 휴대폰이었지만 2020년대 어느 시점 우리와 기술의 관계를 재정의하는 혁신적 AR 글라스를 갖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스마트 글라스가 시장에 기대를 몰고 온 것은 지난 2013년 구글이 ‘구글 글라스’를 내놨을 때다. 이 제품은 AR 기능을 탑재해 진화한 IT 기기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사진·영상 촬영에 따른 사생활 침해 논란에 더해 1500달러(현재 기준 약 178만원)에 이르는 가격이 부담스럽다는 등의 이유로 2015년 판매를 중단했다. 그러다가 구글은 2017년 공장·병원 등 기업을 위한 스마트글라스 모델인 ‘구글 글라스 엔터프라이즈 에디션’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이 모델의 신작이 출시됐다.

아마존은 ‘에코프레임’이란 브랜드로 스마트 글라스를 선보였다. 1세대 에코프레임은 지난 2019년, 2세대 버전은 지난해 출시했지만, 판매는 지지부진했다.

샤오미가 유튜브에 공개한 스마트 글라스 컨셉트 제품. 안경에 비친 문자를 번역해준다. [사진 각 업체]

샤오미가 유튜브에 공개한 스마트 글라스 컨셉트 제품. 안경에 비친 문자를 번역해준다. [사진 각 업체]

이번 페이스북의 레이밴 스토리 역시 사생활 침해 우려를 낳았지만. 페이스북은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을 때 안경의 작은 LED 표시등이 켜진다고 강조했다.

샤오미는 지난달 자사 유튜브에 개발 중인 스마트 글라스 컨셉트 제품을 공개했다. 전화 통화와 사진·동영상 촬영, 안경에 비친 문자 실시간 번역, 내비게이션 기능 등을 갖출 전망이다. 무게는 51g이며 출시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삼성전자와 애플도 조만간 스마트글라스 시장에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 IT 팁스터(정보 유출자)와 외신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도 홀로그램 화면을 띄워 업무를 하거나 영화와 게임을 즐길 수 있는 ‘AR 글라스’를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애플 전문가 궈밍치 대만 TF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내년 상반기 AR 헤드셋을 선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IT업계에서는 5G(5세대 이동통신) 상용화로 AR·가상현실(VR)의 발달이 가속화되는 데다가, 코로나19에 따른 비대면 문화 확산 등으로 그간 활짝 열리지 않았던 스마트 글라스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AR 글라스 세계 출하량은 2019년 20만 대에서 2024년 4110만 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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