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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대금 빼돌린 해킹사기 '날벼락'…KOTRA 덕에 찾은 사연

중앙일보

입력

KOTRA는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국제 조선 해양전시회 'NEVA 2021 전시회' 한국관을 운영했다. 사절단 참가기업이 러시아 바이어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 KOTRA]

KOTRA는 지난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국제 조선 해양전시회 'NEVA 2021 전시회' 한국관을 운영했다. 사절단 참가기업이 러시아 바이어와 상담하고 있다. [사진 KOTRA]

무역업을 하는 A사는 지난 4월 날벼락 같은 소식을 접했다. 해외 거래처가 대금을 엉뚱한 계좌로 보냈다는 얘기였다. 자초지종을 알아보니 누군가 자사 e메일을 해킹해 거래처가 스페인에 있는 은행 계좌로 송금하게 만든 것이었다. A사는 바로 한국 사이버수사대에 신고했지만 경찰은 “돈을 보낸 국가도, 받은 국가도 한국이 아니니 방법이 없다”고 했다. 스페인 은행에도 지불 정지를 요청했으나 “스페인에 와서 접수하든가, 변호사를 선임해 경찰에 수사의뢰하라”고 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행기도 없고 스페인도 갈 수 없는 상황. 그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마드리드 무역관이 나섰다. 스페인 경찰에 사건을 접수하고, 경찰 영사에 도움을 요청해 스페인 은행이 대금을 별도 보관하도록 도왔다. B사는 결국 두 달 만에 대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었다.

A사는 얼마 전 KOTRA 홈페이지에 감사 글을 올렸다. 이 회사 관계자는 “이제 끝인가 보다 생각이 들었을 때 마드리드 무역관에서 도움을 주셨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포기하지 않도록 힘을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 인사 올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희 상황을 공유해 무역 사기를 예방하고 해결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며 “사이버수사대에서 받은 충고는 비번을 수시로 바꾸고 핸드폰으로 메일 확인 시 필히 종료 전 로그아웃을 하라는 것”이라고 적었다.

e메일 송금 사기를 당했을 때 처리 과정. [사진 KOTRA]

e메일 송금 사기를 당했을 때 처리 과정. [사진 KOTRA]

무역 사기 직전 KOTRA의 도움으로 피해를 막은 사례는 더 있다. B사는 최근 영국 바이어로부터 KF94 마스크 1000만장 주문을 받았다. 바이어는 업계 경력 30년 넘은 회사에 다니는 듯 보였지만 처음부터 큰 수량을 주문했다는 점이 걸려 B사는 런던 무역관에 도움을 요청했다. KOTRA 확인 결과 바이어의 경력은 모두 가짜였다. B사는 “정확하고 신속하게 도와주셔서 예기치 못한 무역 사기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고 감사의 글을 썼다.

코로나 탓 현지 방문 못 해…KOTRA가 대신 찾아가

코로나19 때문에 우여곡절을 겪은 사례도 많다. C사 직원 김모씨는 지난 6월 두바이에 출장을 갔다가 국내 입국 직전 실시한 코로나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김씨는 “10년 이상 해외 출장을 다니면서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정신이 없었다”며 “현지에서 코로나 환자는 병원 출입 자체가 금지돼 더 막막했는데 두바이 무역관의 도움으로 게스트 하우스에서 11일 격리를 할 수 있었고, 매일 건강상태를 체크해주시고 물품도 전달해주신다고 몇 번 씩 연락주셔서 잘 극복하고 한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고 했다.

코로나로 끊길 뻔한 거래를 이어준 경우도 있다. D사는 거래처인 헝가리 회사가 약속 날짜에 운송하지 않고 연락이 안 닿는 상황에 처했다. 그러자 부다페스트 무역관 직원이 직접 해당 공장까지 방문했다. D사 관계자는 “공장이 꽤나 외지에 있는데 직접 방문해주신 덕분에 마음속 짐 덩이를 덜 수 있었다”며“이렇게 피해를 보거나 입을 가능성이 있는 한국 기업을 위해 먼 해외에서 든든하게 자리를 지켜주시고 함께 고민해주시는 KOTRA 직원분들이 계셔서 진심으로 힘이 난다”고 했다.

전시관 찾아 사진·동영상 찍어 보내줘 

KOTRA가 무역인들을 위해 해주는 일은 다양하다. 외국 전시를 한국으로 들여오는 사업을 하는 E사는 사업성을 검토하기 위해 매해 직원들을 유럽, 중국, 일본 등에 보내왔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직원을 보내자니 긴 자가격리가 걸림돌이었고, 화상 통화는 한계가 있어 발을 동동 굴렀다. 그러다 이 회사는 KOTRA의 글로벌 마케팅 대행 서비스를 알게 돼 지난 6월 서비스를 받았다. 이 회사 허모 부장은 “코로나 때문에 나가기도 어려웠지만 파악해야 하는 양도 방대했는데 KOTRA 직원분이 직접 전시관에 가서 사진, 동영상까지 촬영해서 직원이 간 것처럼 체크해주셨다”고 고마워했다.

마스크팩 수출을 모색하던 F사는 코로나19로 해외 출장이 어려워지자 바이어와 만날 길이 끊겼다. 전전긍긍하던 F사는 KOTRA에 도움을 요청했다. 무역관 직원들 덕에 호주, 일본, 대만, 중국, 베트남 바이어와 소비자에게 샘플 조사를 실시할 수 있었고, 지난 8월엔 소량이지만 호주 수출 계약까지 맺었다. F사의 김모 대표는 “코로나로 수출 기회가 사라졌다고 생각했는데, KOTRA 직원분들 덕에 길이 열렸다”고 했다.

KOTRA는 127개 해외무역관을 통해 해외 출장이 어려운 국내 기업에 대한 여러 서비스를 올해 12월 31일까지 더 할 예정이다. 특정 주소지로 샘플 발송 시 오배송이나 지연이 예상되면 현지 무역관에서 샘플을 수령해 해당 대상에게 전달하고, 방문 설문도 해준다. 현지 전시회의 바이어 명함을 확보하거나 국내 기업이 희망하는 판매 매장을 대신 방문하고, 기업이 접촉 중인 바이어 주소지로 현지 무역관이 직접 방문해 간단한 인터뷰도 한다. 일부 실비가 있는 사업을 제외하고 무료다. KOTRA 관계자는 “비대면 시대에 우리 기업의 눈과 발이 되어 코로나19로 인한 애로를 해소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

[자료 KOTRA]

[자료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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