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민 임대부지 판 291억도, 화천대유가 챙겨갔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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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24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대장동 개발사업 현장에서 건설 작업이 한창 진행되고 있는 모습. 뉴시스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 자산관리회사로 참여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는 사업지구 15개 구역(블록) 중 5개 구역(15만 109㎡)의 부지를 수의계약으로 확보, 분양이익 4500억원을 챙겨 특혜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국민의힘 측에선 28일 “5개 구역 말고도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개발 부지였던 A9 구역(9552㎡)도 결과적으로 화천대유 몫으로 돌아가도록 설계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윤두현 의원실에 따르면 실제 대장동 프로젝트 사업자인 ‘성남의뜰(PFV·특수목적금융투자회사)’은 2019년 12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A9 구역을 291억원에 매각했는데, 이 돈은 대부분 화천대유와 자회사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개발사업 15개 구역 중 임대주택부지는 A9 구역과 A10(4만7783 ㎡) 구역이다. 윤 의원실 관계자는 “통상적인 사업이라면 성남도시개발공사(개발공사)가 제공 받아 서민 주거를 위해 개발했어야 할 부지”라고 설명했다.

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경기도 성남시]

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구역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경기도 성남시]

그런데 개발공사가 민간사업자를 공모하면서 이 임대주택 부지를 두고 특이한 가점 방식을 도입했다고 윤 의원 측은 밝혔다. 개발공사는 민간사업자가 A9 구역과 A10 구역 중 하나를 선택해 개발공사에 제공하도록 했다. 2015년 개발공사가 마련한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에 따르면 민간사업자가 A10 부지 제공을 선택하면 70점, A9 부지 제공을 택하면 20점의 가점을 받도록 했다(사업평가점수는 총 1000점).

윤 의원 측은 “민간사업자들은 당연히 더 높은 가점을 받기 위해 ‘A10 부지 제공’을 선택했을 것이고, 자연스럽게 A9 부지는 성남의뜰에 귀속돼 붕 뜬 상태가 됐다”며 “성남의뜰이 향후 A9 부지를 매각했을 때 화천대유가 매각금을 가져갈 수 있었던 구조가 이때부터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후 개발공사는 2017년 사업 이익 배당과정에서 돌연 임대주택부지(A10)를 제공 받는 대신, 현금 수령(1822억원)을 택했다. ‘공사는 임대주택단지 대신 현금으로 정산을 요청할 수 있다’는 약정이 근거였다.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임대부택부지인 A9과 A10은 2019년 12월 LH에 각각 291억원, 1830억원에 매각됐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은 "이중 A9 매각금인 291억원은 대부분 화천대유와 자회사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두현 의원실 제공]

성남 대장동 개발사업의 임대부택부지인 A9과 A10은 2019년 12월 LH에 각각 291억원, 1830억원에 매각됐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실은 "이중 A9 매각금인 291억원은 대부분 화천대유와 자회사 몫으로 돌아간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윤두현 의원실 제공]

이에 성남의뜰은 A9, 10구역의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공고를 띄웠고, 2년 뒤인 2019년 A10 구역을 1830억원, A9 구역은 291원에 LH에 매각했다. A10구역 매각금 차익(1830억-1822억)인 8억원을 개발공사가 가져갔고, A9 구역 매각금 291억원은 대부분 화천대유와 자회사 등이 가져갔다. 당시 성남의뜰 관계자는 이에 대해 “(수익성이 낮은 임대주택부지 특성상) 매각이 잇따라 유찰돼 2년간 지연되면서 화천대유 외의 다른 우선주 주주의 배당 정산은 이미 끝난 상태였다”며 “어쩔 수 없이 A9 구역 매각금(291억원)이 화천대유에게 대부분 돌아갈 수밖에 없었던 상태였다”고 해명했다.

윤두현 의원은 “결과적으로 성남의뜰이 서민 아파트를 지어야 할 부지를 팔아서 이익을 남겼고, 그 이익이 화천대유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도록 설계한 책임을 당시 관계자들이 져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16일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의원들이 대장동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16일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진상조사 TF’ 의원들이 대장동을 찾아 현장을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화천대유가 국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LH로부터 임대주택 부지 매각 수익을 얻어간 것도 또 다른 논란거리다. 국민의힘 ‘이재명 경기지사 대장동 게이트 TF’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시민의 혈세로 화천대유의 수백억 이익을 챙겨준 꼴이 됐다”며 “왜 무주택자나 저소득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매각 수익마저 화천대유가 가져가도록 이상한 사업 설계가 이뤄졌는지 철저하게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장동 개발사업에 대해 “5511억원의 개발 이익을 성남시 세수로 환수한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 환수사업”이라고 주장했다. 5511억원 중 A10 구역 개발 대신 택한 현금 1830억원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한다. 이를 두고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7일 “저소득층의 주거안정과 ‘개발이익’을 바꿔 먹은 것”이라며 “민간업자에게 더 많은 특혜가 돌아가도록 설계한 것이 대장동 사업의 실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이재명 캠프 측은 “개발공사가 A10 구역을 인수해 임대주택을 조성할지, 매각해서 1830억을 받을 지는 처음부터 선택사항이었다”며 “LH에 부지를 매각해도 LH는 임대주택을 지어야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임대주택 판 돈으로 1830억원을 환수했다는 건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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