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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발사체 이번엔 궤도 달랐다…극초음속 미사일 가능성"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이 28일 오전 6시 40분쯤 자강도 무평리 일대에서 단거리미사일로 보이는 발사체 1발을 동해 쪽으로 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북한의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25일 담화에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내비친 지 사흘 만이다.

2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28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북한 단거리 미사일 발사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뉴스1

이날 발사체는 30㎞ 남짓한 고도 아래에서 200㎞ 못 미치는 거리를 날아간 것으로 포착됐다.

군 당국은 발사체의 종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기존 단거리탄도미사일과 비행 특성이 다른 모습을 보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함참은 “현재 포착된 제원의 특성을 고려해 한ㆍ미 정보 당국이 정밀 분석 중”이라고만 밝혔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하는 군 소식통은 “탄도미사일은 발사 후 상승해 정점 고도를 찍고 하강하면서 포물선 궤도를 그리는데 이날 발사체는 그렇지 않았다”고 귀띔했다. 합참이 발사체의 탄착 지점을 명확히 발표하지 않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중국은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음속의 10배를 낼 수 있다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DF(둥펑)-17을 선보였다. 중단거리 재래식 탄도 미사일의 세대 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낳았다. [중국 환구망 캡처]

중국은 2019년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음속의 10배를 낼 수 있다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DF(둥펑)-17을 선보였다. 중단거리 재래식 탄도 미사일의 세대 교체를 이뤘다는 평가를 낳았다. [중국 환구망 캡처]

일각에선 북한이 신무기를 시험발사했을 가능성을 꺼내고 있다. 특히 극초음속 미사일로 추정하는 목소리가 있다.

극초음속 미사일의 속도는 마하 5 이상이다. 그래서 전 세계 어느 곳이든 1~2시간 안에 타격할 수 있다. 또 엄청난 속도와 현란한 기동으로 미사일 방어망을 뚫을 수 있다. 미국ㆍ러시아ㆍ중국 등 군사 강대국이 개발에 열을 내는 미사일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2발이 아니라 1발이라는 점에서 새로운 미사일일 수 있다”며 “북(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8차 당 대회에서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을 언급했다”고 말했다.

극초음속 활공체(HGV)는 글라이더 모양의 활공체를 미사일에 탑재해 발사한다. 중국이 2019년 10월 열병식에서 탄두부에 극초음속 활공체를 실은 둥펑(東風ㆍDF)-17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을 공개한 적 있다.

류성엽 21세기 군사문제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극초음속으로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을 테스트했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북한 미사일 발사, 올들어 여섯번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 미사일 발사, 올들어 여섯번째.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NHK에 따르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북한이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는 것을 발사했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일본의 배타적 경제수역(EEZ) 안쪽으로 발사체가 낙하했을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미국의 인도ㆍ태펴양사령부는 성명에서 “북한의 발사체가 미국이나 동맹에 즉각적인 위협이 되지는 않는다고 평가하지만, 북한의 불법 무기프로그램이 (지역 안보에) 불안을 가져온다는 점을 명확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부승찬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정세 안정이 매우 긴요한 시기에 이루어진 미사일 발사에 대해서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만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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