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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 포드와 배터리에 10조 투자…美 시장 1위 노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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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2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10조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짓고 있는 배터리 2공장 전경. SK이노베이션은 포드와 10조원 규모의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사진 SK이노베이션

SK이노베이션이 단일 투자액으로 최대 규모인 5조1000억원을 미국 전기차 배터리 공장 신설에 투자한다. 미 포드도 SK이노베이션과 설립한 합작사 블로오벌SK를 통해 5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투자로 북미 시장에서 K-배터리 삼각 편대로 꼽히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생산 능력에서 앞지르게 됐다.

블루오벌SK 배터리 공장은 북미에서 최대 규모다. 미 테네시주 공장은 470만평 부지에 포드의 전기차 생산공장과 함께 들어선다. 생산능력은 43GWh(기가와트시)다. 켄터키주 공장은 190만평 부지에 86GWh(기가와트시, 43GWh 2개)로 건설될 예정이다. 블루오벌SK의 전기차 배터리 생산능력은 129GWh(기가와트시)로 이는 전기차 215만대를 매년 생산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공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SK이노베이션 미국 배터리공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SK, 美에 전기차 배터리 공장 4곳 

포드와의 합작사 공장 설립이 끝나면 SK이노베이션은 미국에만 배터리 공장 5곳을 거느리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은 조지아주 1공장(9.8GWh)을 준공했고 2공장(11.7GWh)도 건설 중이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블로오벌SK와 조지아주 단독 공장을 합치면 미국에서만 약 150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며 “2025년까지 전 세계에서 200GWh 생산능력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짐 팔리 포드 사장은 “더 나은 미국의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수십 년 동안 이뤄진 투자 중 가장 큰 규모의 투자를 단행했다”며 “일자리 창출과 탄소 중립 제조 시스템 구축 등 획기적인 전기차 사업을 펼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과감한 친환경 전기차 전환을 통해 자동차 산업 역사에 새로운 장을 열어가는 포드와 협력하게 돼 자랑스럽다”라며 “SK이노베이션은 블루오벌SK를 통해 함께 도약하고 더욱 깨끗한 지구를 만들기 위한 공동의 비전을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로고. 중앙포토

SK이노베이션과 포드의 로고. 중앙포토

SK, LG·삼성 제치고 북미 시장 1위로

이번 투자로 SK이노베이션은 북미 시장에서 경쟁사인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를 앞지르게 됐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12년 미국 미시간주에 자체 공장(5GWh)을 설립해 전기차 배터리를 생산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제너럴모터스(GM)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사를 설립해 미 오하이오주(35GWh)와 테네시주(35GWh)에 공장을 짓고 있다. 이와 별도로 2025년까지 5조원을 투자해 7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단독 공장을 신설할 예정이다.

반면 삼성SDI는 북미 공장 신설 계획을 구체적으로 내놓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열린 2분기 실적 발표회에서 손 미카엘 삼성SDI 전무가 “미국은 세계 전기차 시장의 3대 축의 하나로 바이든 정부의 친환경 정책으로 미국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예상보다 더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당사도 시기적으로 늦지 않게 미국 진출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설명한 게 전부다. 배터리 공장 건설에 2년 정도가 필요한 만큼 경쟁사와 비교해 2~3년 뒤처져 있는 것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삼성SDI의 행보를 “경쟁사 대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이라고 해석했다.

한국 기업의 북미 시장 대규모 투자는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과 관련이 있다. 2025년 7월 협정이 발표되면 북미에서 전기차 부품을 생산하지 않을 경우 관세 혜택을 받기 어려워진다. 한·중·일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 경쟁이 치열한 만큼 관세 혜택을 받지 못하면 북미 시장에선 경쟁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 북미 배터리 공장 신설이 필수불가결이란 얘기다. USMCA 발효 일정에 맞춰 역산하면 2022년 무렵에는 북미 공장 착공에 들어가야 생산라인 점검과 시제품 생산 등의 일정을 맞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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