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블랙리스트' 김은경, 2심도 실형…"엄중 처벌 불가피"

중앙일보

입력 2021.09.24 17:34

업데이트 2021.09.24 17:53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김용하 정총령 조은래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이른바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6-1부(김용하 정총령 조은래 부장판사)는 2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2년을 선고했다. 연합뉴스

‘환경부 블랙리스트’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이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문재인 정부 초대 환경부 장관이었던 그는 현 정부에 재임했던 장관 중 첫 구속 사례다. 다만 1심에 비해 형량은 줄었다.

서울고법 형사6-1부(부장 김용하·정총령·조은래)는 24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다. 1심은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었다.

함께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던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도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아 형량이 감경됐다.

“사표 낸 임원 일부 이미 임기 만료”…원심 일부 무죄 

김 전 장관은 신 전 비서관과 공모해 2017년 12월부터 2018년 1월까지 박근혜 정부에서 임명했던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들에게 일괄 사표를 내게 하고, 그 자리에 청와대가 내정한 인사가 임명되도록 채용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한국환경공단 이사장을 비롯해 공공기관 임원 13명이 사표를 냈다.

김 전 장관 등은 환경공단 상임감사 김모씨에게 사표를 제출하라고 종용하고, 김씨가 불응하자 ‘표적 감사’를 벌여 2018년 2월 물러나게 한 뒤 친정부 성향의 박모씨를 후임자로 임명하려 한 혐의도 받았다.

해당 의혹은 2018년 말 청와대 특별감찰반에서 근무하던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이 특별감찰반의 민간인 사찰 등 의혹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의혹들이 실제로 실행됐다며 상당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과 같이 계획적이고 대대적인 사표 징구(徵求·내놓으라고 요구함) 관행은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다만 신 전 비서관이 사표를 받아내는 과정에 관여한 사실에 대해선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고 이 부분을 무죄를 선고했다.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연합뉴스

신미숙 전 청와대 균형인사비서관. 연합뉴스

항소심 재판부는 사표를 낸 공공기관 임원 중 일부가 이미 임기가 만료됐다는 점을 고려해 원심 판단의 일부를 무죄로 뒤집었다. 재판부는 또 환경부 산하 공공기관 임원 선정 과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와 표적 감사(강요) 등 1심에서 유죄로 인정했던 일부 혐의를 무죄로 판단하면서 두 사람의 형량을 다소 감경했다.

“공무원에 책임 전가하고 혐의 부인해” 

재판부는 김 전 장관에게 “이미 임원으로 내정된 사람이 있다는 점을 모른 채 공공기관 임원직에 지원한 사람들은 시간과 비용, 경제적 손실과 더불어 심한 박탈감을 느꼈을 것”이라며 “그런데도 피고인은 사표 요구나 내정자 지원 행위 등을 하지 않았고 환경부 공무원이 한 일이라며 책임을 부인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흰머리가 부쩍 늘고 과거보다 야윈 모습으로 법정에 모습을 나타낸 김 전 장관은 실형이 선고되자 당혹스러운 모습이었다. 재판을 참관한 지지자 일부가 "김은경 힘내. 화이팅"이라고 이야기하자 그쪽을 쳐다본 뒤 구치감으로 돌아갔다.

재판부는 신 전 비서관에게도 “국민에게 공공기관 채용에 심한 박탈감을 일으켰다”며 “그럼에도 임원 내정자를 지원한 행위가 공무원들이 알아서 한 일이라고 책임을 전가한다”고 지적했다.

김 전 장관 측 변호인은 판결 직후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된 많은 부분이 항소심에서 무죄 판단을 받았는데도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돼 아쉬움이 남는다”며 “형량이 지나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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