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 숨은 '전주'…화천대유에 400억 투자한 '개인3'는 누구?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20:04

경기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을 주도한 '화천대유자산관리(이하 화천대유)'에 익명의 한 개인이 사업 초기 40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이 개인 투자자가 개발 사업의 실질적 전주(錢主)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개발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전대유'의 소유주를 묻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 앞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개발사업에 참여한 자산관리회사 '화전대유'의 소유주를 묻는 현수막이 붙어 있다. 뉴스1

23일 화천대유의 2016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화천대유는 2015년 컨설팅 회사인 킨앤파트너스에서 대장동 A1, A2, B1블록의 차입금 명목으로 291억원을 빌렸다. 연 이자율은 6.9~13.2%, 만기는 2017~2020년이었다. 화천대유는 "차입금의 담보는 향후 당사가 취득할 예정인 프로젝트 사업부지"라고 밝혔다. 2017년엔 차입금이 457억원으로 늘었다. 연 이자율은 13.2~25%로 올랐다.

2018년 9월에는 차입금 중 일부인 351억원이 투자금으로 바뀐다. 화천대유가 진행하는 대장동 A1, A2블록 개발 사업의 투자수익금 전액을 투자자에게 지급한다는 약정에 따른 것이다. 화천대유가 얻는 수익 일부를 킨앤파트너스가 가져가는 구조인 셈이다. 실제 킨앤파트너스는 최근 화천대유로부터 중간 정산을 받았고, 지난 3월 납부한 원천징수세액만 131억원에 이른다. 한 증권사의 세무사는 "중간 정산으로만 적게는 500억원, 많게는 800억원 이상 수익을 거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킨앤파트너스가 화천대유에 투자한 돈 일부는 한 개인에게서 나왔다. 킨앤파트너스의 감사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2016년 '개인3'로부터 400억원(연리 10%)을 빌렸다. 그러면서 화천대유의 관계사인 천화동인4호의 특정금전신탁을 담보로 제공했다. 천화동인4호는 대장동 개발사업 시행사인 성남의뜰에 SK증권 명의로 투자해 배당금을 받아간 특수목적법인(SPC)이다. 남모 변호사가 실소유주로 알려졌다. 자금이 '개인3→킨앤파트너스→화천대유'로 흘러간 것 아니다는 의심이 드는 대목이다. 김경율 경제민주주의21 대표(회계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화천대유의 자금 350억원을 쫓다 보면 최종적으로 킨앤파트너스에 돈을 빌려준 개인3에 닿는다"고 적었다.

하지만 '개인3'의 정체는 서류상 알 수 없다. 한 회계사는 "감사보고서에 차입처를 익명으로 쓰는 건 흔치 않다"고 했다. 이성문 화천대유 대표는 '개인3'가 누군지 묻는 질문에 "모른다"고 답했다.

킨앤파트너스에 대한 의혹도 잇따른다. 2015~2016년 화천대유에 대한 투자가 이뤄질 당시 대표 겸 최대주주(지분율 100%)가 SK그룹 임원 출신인 박모씨로 확인돼서다. 박씨는 SK그룹 사회공헌재단인 SK행복나눔재단 본부장, SK그룹의 식문화 사회공헌재단인 행복에프앤씨재단 대표를 지냈다. 대장동 개발 사업의 전주와 SK그룹 측 인사가 관여돼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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