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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슬럼프 박성현 “마지막 퍼즐 맞추고 있다”

중앙일보

입력

박성현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 박성현. [AFP=연합뉴스]

박성현이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드라이브샷을 하고 있다. 박성현. [AFP=연합뉴스]

여자 골프 세계랭킹 1위로 군림했던 박성현(28)은 현재 박 씨 성을 가진 선수 중에서도 1등이 아니다. 박인비(랭킹 3위), 박민지(16위), 박현경(50위)에 이어 4등(59위)이다.

포틀랜드 클래식서 시즌 최고 성적 #2년 전 우승 아칸소 클래식 출격

박성현의 2021년은 참혹했다. 지난달까지 LPGA(미국여자프로골프) 투어 15경기에 출전해 컷 탈락이 10번이었다. 가장 잘한 건 32위였다. 메이저 5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한 것은 아프다.

문제는 복잡해 보였다. 박성현은 이번 시즌 드라이버 거리를 제외한 대부분의 통계 수치에서 100위를 넘었다. 드라이버, 아이언, 쇼트 게임, 퍼트 등 모두 부진했다. 지난해 부상과 코로나 19로 7경기밖에 참가하지 못했고 별 성과가 없었는데 올해는 더 나쁘다.

그러나 반전의 기미가 보인다. 박성현은 추석 연휴인 20일(한국시간) 끝난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공동 15위를 기록했다. 올해 가장 좋은 성적이다.

박성현은 소속사를 통해 “마지막 퍼즐을 맞추고 있다”고 했다. 그는 “그는 "지난해 왼쪽 어깨 근육이 파열돼 재활하느라 석 달 정도 쉬었다. 어깨 재활에 전념하는 시간이 굉장히 힘들었다. 지금은 어깨가 다 나았다. 그러나 그동안 아픈 상태로 스윙했기 때문에 나도 모르게 어깨 움직임이 달라진 스윙을 한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고 나만 아는 약간의 문제점이 있는데 그 퍼즐을 맞추려 하고 있다. 최근 두 개 대회 내용이 나쁘지 않아 기대한다”고 전했다.

박성현은 포틀랜드 클래식에서 드라이버 거리 256야드(24위), 그린적중률 61.1%(49위), 라운드 평균 퍼트 수 29.0(26위) 등 전반적으로 고른 활약을 펼쳤다. 전성기 기록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계속 추락하던 수치를 상승 곡선으로 돌려 놓은 것은 의미가 있다. 파 5홀에서 5타를 줄인 것도 고무적이다.

박성현. [AFP=연합뉴스]

박성현. [AFP=연합뉴스]

이번 주는 월마트 NW 아칸소 클래식이다. 박성현은 2019년 이 대회에서 마지막 홀 버디로 박인비, 김효주, 대니얼 강에 한 타 차로 우승했다.

박성현의 달라진 모습도 보인다. 미디어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박성현은 지난 달 말 국내에 들어와 유튜브 ‘임진한 클라스’에 출연했다.

유튜브에서 박성현은 “하반기 컨디션이 돌아올 줄 알았는데 쉽지 않았다. 9살 때 시작했는데도 골프는 어렵다. 예전과 스윙을 똑같이 할 수 없다는 걸 받아들이기 힘들었으나 나이가 들어가면서 이제 욕심을 놓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한 프로는 “스윙에는 문제가 없다. 골퍼의 가장 큰 라이벌은 자기 머릿속의 생각이다. US오픈 우승할 때처럼 단순하게 생각해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임진한은 또 “내 유튜브에 나온 박인비, 김효주 모두 출연 후 곧바로 우승했다. 박성현 선수도 올해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했다. 박성현은 미국으로 돌아간 후 첫 경기에서 시즌 최고의 성적을 냈다. 한국을 대표하는 대형 선수 박성현은 지금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성호준 골프전문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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