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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헝다 파산하나" 원화가치 올해 최저…달러당 1185원까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달러당 원화값이 전 거래일보다 9.7원 내린 1184.7원을, 코스피는 16.27포인트(0.52%) 떨어진 3124.24를 나타내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83원에 개장하며 장중 연 고점을 돌파했다. 뉴스1.

23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달러당 원화값이 전 거래일보다 9.7원 내린 1184.7원을, 코스피는 16.27포인트(0.52%) 떨어진 3124.24를 나타내고 있다. 추석 연휴가 끝난 이날 원·달러 환율이 1183원에 개장하며 장중 연 고점을 돌파했다. 뉴스1.

중국 헝다(恒大·에버그란데)그룹 파산 우려에 원화값이 달러당 1185원대까지 내려왔다. 23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가치는 전 거래일(1175원)보다 10원 내린 1185.4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저점으로 지난해 9월 14일(1187.5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추석 연휴 동안 잠시 멈췄던 외환시장이 열리자마자 원화가치 하락 압박이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의 부동산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부채 리스크가 환율을 뒤흔드는 복병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헝다는 그동안 문어발식 확장으로 빚이 3000억 달러(약355조원)로 불어나며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놓였다. 2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 등에 따르면 헝다는 23일 선전증시에서 거래된 2025년 만기채권에 대한 이자(약 425억원)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시장은 여전히 긴장모드다. 헝다그룹이 같은 날 만기인 달러 채권(약 993억원)에 대한 이자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그뿐이 아니다. 오는 29일에는 2024년 3월 만기채권(약 561억원)에 대한 이자 지급일이 도래한다. 이처럼 유동성 위기를 겪는 헝다가 밀려드는 채권 이자를 제때 갚지 못하면 파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감이 국내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여기에 간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통화정책 정상화 시나리오를 내놓으면서 달러 몸값은 더 뛰고 있다. Fed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0MC)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하고 당분간 채권 매입을 지속한다고 밝힌 동시에 오는 11월 테이퍼링(자산매입) 가능성을 내비쳤기 때문이다.

돈을 푸는 수도꼭지를 서서히 잠근다는 소식에 달러 강세 현상은 뚜렷해지고 있다. 이달 초 92.45 수준이던 달러인덱스는 23일 현재 93.46까지 올랐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화값 하락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특히 헝다 이슈에 따른 중국 경제의 변동성은 한국 원화가치의 약세요인으로 작용한다”며 “원화값은 당분간 하락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 역시 “국내 외환시장 휴장동안 높아진 강달러 압력으로 원화는 부진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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