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한국전 영웅' 유해 인수식서 "종전선언은 새 희망과 용기"

중앙일보

입력 2021.09.23 10:47

업데이트 2021.09.23 14:17

문재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하와이에서 직접 주재한 한ㆍ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종전선언은 한반도를 넘어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용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호놀룰루 히캄 공군기지에서 주관한 유해 인수식에서 “영웅들께서 가장 바라는 것은 한반도의 완전한 평화”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열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에서 추모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 21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도  “남ㆍ북ㆍ미 3자 또는 남ㆍ북ㆍ미ㆍ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며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이뤄낼 때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이번 연설은 임기를 7개월여 남겨둔 문 대통령의 마지막 유회총회 연설이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수식에서도 “나는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국전쟁 당사국들이 모여 종전선언과 함께 화해와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자고 제안했다”며 “지속가능한 평화는 유엔 창설에 담긴 꿈”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참전용사들의 피와 헌신으로 맺어진 한ㆍ미 동맹은 자유와 평화,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 등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전반의 가치를 공유하는 포괄적 동맹으로 발전했다”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을 위한 한ㆍ미 양국의 노력 역시 흔들림 없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22일(현지시각) 미국 히캄 공군기지 19번 격납고에서 문재인 대통령 내외가 참석한 가운데 한미 유해 상호 인수식이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종전선언은 2007년 10·4 공동선언에서 남북이 합의했던 사항인데 지금껏 논의가 겉돌았기 때문에 다시 한번 제안했다”며 “국제사회도 깊은 공감으로 화답했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북한은 지난 6월 처음으로 유엔에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 현황을 담은 ‘자발적 국별 리뷰’를 제출했다”며 “남과 북이 협력해나간다면 한반도 평화의 길이 되기도 할 것”이라고 했다.

이와 관련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고, 이것이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다”며 북한이 먼저 조속한 대화에 응해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인수식을 통해 국군전사자 유해 68구와 미군 유해 6구가 고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한국 대통령이 한국전쟁 전사자 유해 인수식을 해외에서 직접 주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한국 대통령 최초로 영웅들의 귀환을 직접 모실 수 있게 돼 큰 영광”이라며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위해 희생하신 예순여덟 분 한국군 영웅들과 다섯 분 미군 영웅들께 경의를 표하며 유가족 여러분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신원이 확인된 고(故) 김석주·정환조 일병의 유해 봉환과 관련 “신원이 밝혀진 두분의 유해는 최고의 예우로 대통령 전용기에 모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웅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나의 부모님을 포함한 10만여 명의 피난민이 자유를 얻었고, 오늘의 나도 이 자리에 있을 수 있었다”고 했다.

두 사람은 한국전쟁 당시 미 7사단 32연대 카투사에 배속돼 장진호전투를 치렀다. 장진호전투는 흥남철수 작전으로 피란민들이 한국으로 대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준 전투로, 당시 피란민 속에는 문 대통령의 부모도 포함돼 있었다.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2017년 6월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첫 일정으로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국립박물관에 있는 '장진호 전투 기념비'를 방문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 “2017년 6월 대통령 취임 직후 워싱턴 장진호전투 기념비를 참배했다”며 “그리고 오늘 장진호 용사들에게 남은 마지막 임무인 ‘고국으로의 귀환’에 함께 하게 돼 감회가 깊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유엔 참전용사들의 희생과 헌신을 뿌리로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의 과제를 함께 나눌 수 있을만큼 성장했다”며 “이제 세계평화와 공동번영을 위해 당당하게 기여하는 대한민국이 됐다. 대한민국의 성장을 영웅들께 보고드릴 수 있게 돼 무한한 긍지와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면서 “정부는 비무장지대를 비롯해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한 용사들을 찾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유해발굴을 위한 남·북·미의 인도적 협력은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화해와 협력의 길로 나아가는 계기가 되리라 믿는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펀치볼 국립묘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미국 하와이 펀치볼 국립묘지에서 한국전 참전용사들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유해 인수식을 끝으로 유엔총회 참석을 포함한 3박 5일간 진행한 순방을 마무리하고 귀국길에 오른다. 23일 저녁 한국에 도착한 직후엔 공항에서 국군 전사자 유해 봉환식을 직접 주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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