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는 정세균? "호남서 1등하고 싶다" 승부수 띄운 이낙연

중앙일보

입력 2021.09.19 05:00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오전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현장캠프 의원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 이낙연 전 대표가 16일 오전 광주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광주 현장캠프 의원단 회의에서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권재창출이란 역사의 책임 앞에 제가 가진 가장 중요한 것을 던지기로 결심했습니다.”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자신의 의원직 사직안을 표결하기 전 신상발언을 통해 한 말이다. 민주당 대선 레이스의 최대 분수령이 될 ‘호남 경선(25일 광주·전남, 26일 전북)’을 앞두고 이 전 대표는 정치적 승부수를 띄웠다. 이날 이 전 대표는 ‘호남 경선을 앞둔 각오’를 묻자 “호남이 본선에서 이길 후보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호남은 20만명(비중 28.29%)의 권리당원과 대의원이 있는 민주당의 텃밭이다. 당내에선 호남 경선의 결과가 그 뒤 열리는 2차 슈퍼위크와 수도권 경선의 판세를 결정할 것으로 예측한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는 15일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호남에서 이겼으면 좋겠다. 1등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추석 연휴 호남 총력전”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숙희씨가 15일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열린 도민 1만명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내 김숙희씨가 15일 민주당 제주도당에서 열린 도민 1만명 지지선언 기자회견에 참석해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캠프의 호남 경선 목표는 1위 이재명 경기지사의 6연속 과반 득표를 저지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이 전 대표와 아내 김숙희씨를 비롯해 캠프 구성원 대부분이 이번 추석 연휴에 호남에 머물면서 총력전을 펼친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내부에서 캠프를 광주로 옮겼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대부분이 호남에 가 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19일 광주에서 캠프 의원단 전원과 무등산 내 ‘노무현 길’을 걸으며 전의를 다졌다. 이후 전남과 전북을 오가며 최대한 많은 당원들을 만나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 전 대표의 고향인 전남 영광과 김숙희씨의 고향 전북 순창도 방문해 성묘를 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왼쪽부터), 홍영표, 김종민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신동근(왼쪽부터), 홍영표, 김종민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낙연 전 대표 지지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호남 경선을 앞둔 16일 이 전 대표 지지 선언을 한 친문 부엉이모임의 홍영표·김종민·신동근 의원도 지원사격에 나선다. 이낙연 캠프 총괄본부장 박광온 의원은 “합류한 세 의원이 호남 곳곳에서 기자회견과 연설을 하면 이 지사를 뽑으려 했던 상당수의 당원들이 마음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을 공략할 메시지 전략도 새로 짰다. 요즘 이 전 대표는 “될 것 같은 후보가 아니라 돼야 할 후보를 뽑아달라”는 말을 자주 한다. 16일 광주시의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선 ‘불안한 후보(이재명)’와 ‘안전한 후보(이낙연)’를 대비하면서 “흠 없는 후보를 본선에 내보내야 대선 승리를 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전통적으로 될 것 같은 사람을 밀어주는 호남의 전략적 투표 성향을 의식한 발언”이라며 “이 전 대표의 고향이 호남이고 당 대표 때 조직을 잘 만들어놨다고 해서 호남 사람들이 무조건 찍어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무주공산 된 정세균의 호남 표는 어디로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후 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세균 전 총리가 13일 오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직 사퇴를 선언한 후 차량에 올라 손을 흔들고 있다. 임현동 기자

정세균 전 국무총리가 1차 슈퍼위크에서 기대보다 저조한 득표율(4.03%)을 받고 후보직을 사퇴한 것도 호남 경선의 변수로 떠올랐다. 전북 출신인 정 전 총리가 공들여 놓은 지지층이 적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정 전 총리는 “백의종군하겠다”며 특정 주자를 공개적으로 지지하지 않겠단 뜻을 밝힌 상태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 전 총리와 최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정 전 총리가 ‘서로 마음을 잘 알지 않느냐’고 했다”며 러브콜을 보냈다. 또 중앙일보 인터뷰에선 “정 전 총리와 조만간 만나기로 했다”며 “(정 전 총리의 지지자를 흡수할 것을) 기대하고 있지만 사람 마음을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의 핵심 관계자는 “정세균 지지층의 상당 부분을 흡수하는 시나리오가 전개되면 이 지사의 과반 득표 저지는 충분히 가능하다”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가 제시한 여론조사(알앤써치, 12일 발표)의 ‘민주당 호남 지역 후보 적합도’에선 이재명 지사가 40.2%, 이낙연 전 대표가 36.4%, 정세균 전 총리가 6.6%를 기록했다. 산술적으론 가능한 시나리오이긴 하지만 진짜로 정 전 총리 지지층이 대거 이 전 대표쪽으로 이동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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