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목 앞 화마덮친 영덕시장…임시시장 자리 편 상인들 웃음 찾을까

중앙일보

입력 2021.09.18 10:00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임시시장에서 한 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김정석 기자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임시시장에서 한 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김정석 기자

“어디갔다 캤디만… 요 있었니껴!”

지난 14일 오전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옛 야성초등학교 인근 공터에 컨테이너 가건물들이 줄지어 들어섰다. 컨테이너들이 설치된 공터 앞에는 ‘임시 영덕시장 화재피해상가’라고 적힌 입간판이 세워졌다. 다양한 상품들이 진열된 컨테이너에는 ‘경옥이상회’, ‘봉산농산’, ‘향미횟집’이라고 적힌 자그마한 간판도 달렸다.

이곳은 지난 4일 새벽 발생한 화재로 점포가 불에 타버린 상인들을 위해 영덕군이 마련한 임시시장이다. 이날 처음 문을 연 시장에서는 어수선한 가운데서도 나름대로 추석 대목을 앞둔 분위기가 느껴졌다. 마침 이날은 날짜 끝자리 4일, 9일마다 열리는 오일장날이어서 노점들도 곳곳에 차려졌다.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김정석 기자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김정석 기자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임시시장에서 한 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김정석 기자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임시시장에서 한 상인이 물건을 팔고 있다. 김정석 기자

영덕군은 화재 피해를 당한 상인들을 위해 4000㎡ 부지에 가설건축물 48개를 설치했다. 상·하수도와 전기 등 기반 시설도 갖췄다. 화재 후 닷새 만에 만들어진 임시시장은 영덕시장이 재건축을 거쳐 다시 문을 열 때까지 운영된다.

과일을 팔고 있는 표모(66·여)씨는 “추석 대목을 앞두고 상품을 대량으로 구입해놨는데 새벽에 갑자기 시장에 불이 나 점포가 몽땅 타버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액을 집계해보니 증빙이 가능한 것만 4000만원 정도였는데 이렇게나마 장사를 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임시시장에서 도보로 1분 거리에 있는 영덕시장은 화재의 흔적이 대부분 치워지긴 했지만 여전히 처참한 모습이었다. 225개 점포 중 79개 점포가 전소되거나 불에 타 약 32억원의 피해가 났다. 특히 화재 당일은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어서 점포마다 많은 상품을 준비해 피해가 더 컸다.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돼 있다. 김정석 기자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돼 있다. 김정석 기자

4일 오전 3시31분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전통시장에서 큰 불이 났다. 뉴스1

4일 오전 3시31분쯤 경북 영덕군 영덕읍 전통시장에서 큰 불이 났다. 뉴스1

이날 영덕시장은 화재가 난 곳을 가림막으로 가려둔 상태였다. 오일장이 열린 가림막 바깥에는 노점들이 줄지어 자리를 펴고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다.

지역 오일장을 돌며 마스크와 패션 소품을 파는 임순이(66·여)씨는 “시장이 불에 타 어수선한 분위기지만 20여년간 해온 것처럼 이곳에 자리를 폈다”며 “친하게 지내던 상인들이 화재 피해를 봤다고 해 마음이 아프다. 하루 빨리 근사한 시장이 세워져 손님들이 더 많아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영덕시장 화재 소식을 듣고 일부러 다른 지역에서 찾아온 손님도 있었다. 경북 안동시에서 찾아온 김윤임(50·여)씨는 “명절 장을 안동 신시장에서 주로 보는데 이번에 화재 소식을 듣고 일부러 이곳을 찾았다”며 “성금으로 큰돈을 내기는 어려운 형편이지만 이렇게라도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권영진 대구시장도 지난 15일 영덕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위로하며 재해 지금으로 각각 1억4288만원, 1억2000만원을 전달했다. 임종식 경북도교육감을 비롯한 도교육청 직원들 역시 지난 16일 영덕시장을 찾아 장보기 행사를 진행했다. 앞서 경북도의회 사무처 직원 40여 명과 한국수력원자력 직원 30여 명 등도 명절 맞이 장보기를 했다.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영덕시장 상인들을 위해 성금을 기부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14일 경북 영덕군 영덕읍 영덕시장이 최근 발생한 화재로 폐쇄되면서 인근이 임시시장이 마련됐다. 이철우 경북도지사, 권영진 대구시장 등이 영덕시장 상인들을 위해 성금을 기부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 대구시

각계각층에서 온정의 손길도 쏟아지고 있다. 신협 사회공헌재단과 ㈜영덕 제1풍력발전소 5000만원을 영덕시장 화재 피해 상인들을 위해 써달라며 전달한 것을 비롯해 한국동서발전㈜·코오롱글로벌㈜·화남건설 3000만원, 조주홍 전 경북도의원·크레텍 2000만원, 경북시장군수협의회·건강보험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경북개발공사·한국SGI·영덕 아산병원·대한건설협회 경북도회 1000만원 등 다수의 기관·단체에서 성금 기탁이 이어지고 있다.

이희진 영덕군수는 “가뜩이나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추석 대목을 앞두고 큰 아픔을 겪고 있는 시장 상인들이 하루속히 생업으로 돌아가 다시 웃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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