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카카오엔터 갑질에 칼뺐다…'구름빵' 조항 어겼나 조사

중앙일보

입력 2021.09.16 19:46

업데이트 2021.09.16 19:55

카카오 판교사옥 입구. [사진 카카오]

카카오 판교사옥 입구. [사진 카카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웹소설 공모전을 열면서 저작권을 일방적으로 가져오는 이른바 ‘갑질’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 조사를 받고 있다. 공정위는 카카오가 공모전에 작품을 출품한 작가들에게서 저작권을 넘겨받는 과정에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를 확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 7월 카카오엔터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벌였다. 카카오엔터는 웹툰과 웹소설 사업을 하는 카카오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카카오페이지는 앞서 몇 차례 공모전을 열면서 ‘수상작에 대한 2차 저작물 작성권은 카카오페이지에 있다’고 공지했다. 2차 저작의 예시로 영상‧공연‧만화‧게임‧캐릭터상품 사업 등을 기재했다.

공정위 조사의 초점도 이 같은 저작권 양도 조항에 맞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기준 카카오의 국내 웹소설 시장점유율은 전체 2위였다. 웹소설 시장은 네이버, 카카오, 문피아 등 3개 업체가 사실상 과점하고 있는 구조다. 이 때문에 공모전에 주로 참여하는 신예 작가들이 카카오엔터의 조건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공정위는 카카오엔터의 행위가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거래조건을 상대방에게 불리하게 설정하는 '거래상지위남용'에 해당하는지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2014년 어린이 만화 ‘구름빵’을 계기로 저작자의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를 보장하도록 약관 시정을 한 바 있다. 뮤지컬, 캐릭터 용품 판매 등으로 4400억원 상당의 부가가치를 창출하고도 원작자인 백희나씨에게는 1850만원만 돌아간 게 문제가 되면서다.

당시 공정위는 전집과 출판사 등에 약관을 시정하면서 “저작물을 2차적 콘텐트로 가공할 경우 저작자는 출판권자 이외의 제3자와 거래 조건을 협의해 계약할 자유가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해 문화체육관광부도 공정위와 논의해 ‘출판 분야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고 2차 저작권은 별도 특약으로 규정해 작가가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최근 공정위는 대규모 플랫폼에 대한 규제를 추진하는 한편 불공정 행위 관련 조사를 함께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케이큐브홀딩스와 관련해 지정자료를 허위로 보고한 혐의로도 현장조사를 진행했다. 택시단체의 신고에 따라 카카오모빌리티의 가맹택시 ‘콜 몰아주기’도 공정위가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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