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한국서 디젤차 1만대 팔 때, 전기차는 달랑 82대 팔았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4 17:47

업데이트 2021.09.14 18:17

올해 한국에서 1만3000여대가 팔린 BMW 5시리즈 중 520d 디젤 모델. 사진 BMW

올해 한국에서 1만3000여대가 팔린 BMW 5시리즈 중 520d 디젤 모델. 사진 BMW

유럽과 미국 등이 '탄소 중립'을 위해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 보급을 서두르는 가운데 한국에서는 여전히 전기차보다 디젤차 비중이 절대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시장조사업체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1~8월) 국내서 팔린 신차 중 전기차는 4.3%뿐이었다. 유럽(7.6%)·중국(7.2%)의 절반 수준이다. 특히 한국 시장에서 역대 최고 판매 실적을 기록중인 BMW·메르세데스-벤츠 등 독일 브랜드의 전기차 판매 비중은 1% 남짓에 불과했다.

제조사별 디젤·전기차 판매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제조사별 디젤·전기차 판매 비중.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전기차 비중 쌍용차 0%, 현대차 7.6% 

국내 완성차 5사 중에는 쌍용차의 디젤차 판매 비중이 가장 높았다. 쌍용차는 첫 전기차 코란도 e-모션을 아직 출시하지 않은 가운데 2대의 테스트용 전기차만 등록됐다. 디젤차 판매는 2만936대였다. 현대차는 전체 판매량(38만5000대) 중 디젤차가 11만8180대, 전기차 2만9438대(수소전기차 포함)가 등록됐다. 전기차 비중은 7.6%로 유럽 평균에 가까웠다. 기아는 전체 판매 차량(36만9000대) 중 디젤차가 11만대, 전기차가 1만3279대였다. 전기차 비중은 3.6%이다.

한국GM·르노삼성은 '디젤차 대 전기차' 비중이 일 대 일에 가까웠다. 지난달까지 한국GM은 전기차(1035대)를 디젤차(840대)보다 많이 팔았고, 르노삼성도 전기차(854대)와 디젤차(1068대) 비중이 엇비슷했다. 한국GM 관계자는 "상반기 유일하게 디젤 모델을 갖춘 이쿼녹스를 더는 팔지 않아 이젠 디젤차가 없다"며 "본사의 전기차 전환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비중 BMW 0.2%, 벤츠 1% 

수입 차 중에선 BMW가 디젤 엔진 비중이 가장 높았다. BMW는 1~8월 기간 디젤차 1만788대, 전기차 82대가 등록됐다. 전체 판매 중 전기차 비중은 0.2%였다. 디젤차 1000대를 파는 동안 전기차 8대를 판 셈이다. 메르세데스-벤츠와 아우디의 전기차 판매 비중도 1%대였다. 또 폴크스바겐은 7895대의 디젤차를 팔았지만, 한국 시장엔 ID.3·ID.4 등 전기차를 출시하지 않아 전기차 판매량은 '0'을 기록했다. 폴크스바겐은 최근 유럽 시장에서 테슬라를 밀어내고 '전기차 1위' 브랜드에 올랐지만 한국 시장엔 전기차를 아예 내놓지 않은 것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i3(BMW)와 e-트론(아우디) 같은 독일 전기차는 가격 대비 주행거리 등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지만, 독일 3사가 한국 시장에 전기차보단 수익성 좋은 SUV 등 내연기관 차에 치중한 측면에 크다"고 말했다. BMW 관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로서 매스(대중) 브랜드에 비해 전기차 라인업이 부족했다"며 "연말 iX와 iX3를 국내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차 중에서도 볼보는 올해부터 한국서 판매 중인 차량 7종 모두 가솔린·마일드하이브리드·플러그인하이브리드로만 라인업을 짰다. 볼보 관계자는 "더는 한국 시장에서 볼보 디젤차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과 교수는 "중국만 하더라도 베스트 셀링 모델 중에 디젤차는 1~2개밖에 되지 않지만, 한국은 여전히 디젤차 비중이 높다"며 "BMW·벤츠 엠블렘만 있으면 디젤이든 가솔린이든 상관 않고 수개월을 기다려 사는 한국 소비자의 성향 탓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 제조사는 이런 점을 이용해 디젤 엔진에 최대 옵션을 넣어 판매하는 등 수익성 우선 정책을 펴고 있는데 미래를 생각한다면 한국 시장에 전기차 배정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디젤차는 미세먼지와 탄소 배출의 주범으로 지목받는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9년 기준 국내 자동차 연료별 온실가스 배출량은 디젤엔진이 5000만t Co2eq(온실가스 배출량 단위), 가솔린은 2127만t, LPG는 578만t으로 조사됐다. 반면 배터리 전기차(BEV)는 '0'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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