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北미사일 사전·사후탐지 다 실패…韓·美 정보 참사"

중앙일보

입력 2021.09.13 10:26

업데이트 2021.09.13 16:18

북한이 11일과 12일 이틀간 순항미사일을 쐈지만, 한ㆍ미는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정부 소식통이 13일 밝혔다.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북한 국방과학원이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노동신문

익명을 요구하는 정부 소식통은 “한ㆍ미 군 당국과 정보 당국은 북한 관영매체를 보고 미사일 발사 사실을 알았다”고 귀띔했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은 9월 11일과 12일 새로 개발한 신형장거리순항미사일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 위키미디아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 위키미디아

북한이 밝힌 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1500㎞다. 북한 전역에서 서울은 물론 중국의 베이징, 일본의 도쿄까지 노릴 수 있는 거리다. 공개 사진에 따르면 순항미사일의 겉모습은 미국의 순항미사일인 토마호크와 매우 닮았다.

북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주요 특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북한 신형 장거리 순항미사일 주요 특징 그래픽=김주원 기자 zoom@joongang.co.kr

군 당국의 공식 입장은 “한ㆍ미 정보당국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정밀 분석 중”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더 얘기해줄 게 없다”고 말을 아꼈다.

북한이 올들어 발사한 미사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북한이 올들어 발사한 미사일.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이에 대해 정부 소식통 “이번엔 사전 탐지에도 실패했고, 사후 탐지에도 실패했다”며 “현재 군 당국과 정보 당국이 크게 당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의 전언대로라면 한ㆍ미는 북한이 이동식미사일발사대(TEL)에서 순항미사일을 발사하는 순간을 놓쳤고, 이후 어떻게 비행해서 어디 떨어졌는지도 모른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총체적 정보 참사다.

일본 NHK에 따르면 방위성 간부는 “계속해서 정보수집과 분석을 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순항미사일은 낮은 고도를 스치듯 날아가는 특성을 가진다. 이 때문에 사전 정보가 없으면 레이더로 포착하기가 쉽지 않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동굴 같은 곳에 TEL을 숨겼다 갑자기 나타나 순항미사일을 쏜 뒤 숨으면 탐지가 제한된다”고 말했다.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 [히스토리 채널 캡처]

BGM-109 토마호크 함대지 순항미사일이 목표물을 타격하는 모습. [히스토리 채널 캡처]

군 당국은 2019년 7월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탄도미사일을 2발을 쐈는데도, 처음에 1발로 잘 못 평가한 적 있다.

북한이 순항미사일을 실전배치한다면 유사시 발사 전 미사일을 타격하고,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겠다는 핵·WMD 대응 체계(3축 체계)에 허점이 생길 수 있게 된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지난 1월 22일과 3월 21일 순항미사일에 이어 같은 달 25일 탄도미사일 등 올해 들어 네 번째다.

북한은 한ㆍ미 연합 군사훈련 기간 중이던 지난달 광복절 즈음 미사일 발사를 시도하다 그만둔 적 있다. 북한은 지난달 15~19일 동해 동북방 해역 일대에 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항행구역경보(NAVAREA)’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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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로 미사일 도발로 이어지진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 당시 북한 지역의 기상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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