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사업' 감사, 吳 6번째 타깃…200억 들인 '무중력지대'

중앙일보

입력 2021.09.13 05:00

업데이트 2021.09.26 15:39

서울시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시절 시작된 사업에 대해 전방위적 감사에 나서고 있다. 미니 태양광·사회주택·노들섬 사업에 이어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사업에 대한 감사에도 착수했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민주당 일색(110석 중 101석)인 서울시의회는 '박원순 지우기'라며 불편한 기색이다.

박원순 사업 6번째 감사 착수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홈페이지 캡처.

서울 영등포에 위치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 홈페이지 캡처.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박원순 시장 시절 시작된 청년공간 무중력지대에 대한 감사를 시작했다. 무중력지대는 청년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장소를 빌려주고 소모임과 문화 활동 등을 할 수 있게 지원하는 커뮤니티 공간이지만 사업이 부진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서울시 관계자는 12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예산이 잘못 집행됐거나 낭비된 부분은 없는지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무중력지대 사업은 서울시가 예산을 투입해 시설을 제공하면, 협동조합 등 민간단체가 공간과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2015년 금천ㆍ동작구에 첫 문을 연 것을 시작으로 양천ㆍ도봉ㆍ성북ㆍ서대문ㆍ강남ㆍ영등포 등 총 8곳이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점점 방문객이 줄어 사업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5500명 수준이던 월평균 방문 인원은 2019년에는 절반 이하인 2500명으로 떨어졌고, 올해는 700명까지 줄었다. 서울시의회가 지난해 무중력지대와 관련해 “예산 낭비, 실효성 없는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부정적 의견과 청년 공간이 서울시 청년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부정적인 의견이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200억 투입된 ‘청년 공간’ 방문객은 700명

당시 시의회는 “사업의 역할과 기능의 재설계가 필요하다”며 “청년청장은 무중력지대 사업이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고 사업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시의회가 지난해 서울시 거주 청년 8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서울 청년 10명 중 6명 이상이 무중력지대에 대해 모른다는 답변이 나왔다.

이 때문에 무중력지대 관련 서울시 사업비는 지난해 58억9000만원에서 올해 26억7600만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서울청년포털 자료에 의하면 사업 초기부터 누적된 사업비는 200억원이 넘는다.

예산안 편성 앞두고 시의회와 갈등 고조

오세훈 서울시장과(오른쪽)과 김인호 서울시의장.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과(오른쪽)과 김인호 서울시의장. 뉴시스

일각에선 이번 감사가 내년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박 시장 사업들에 제동을 걸기 위해 진행되는 것 아니냔 시각도 있다. 이로써 서울시가 감사를 벌이는 박 전 시장 시절 추진 사업은 베란다형 태양광과 한강 노들섬, 사회주택, 마을공동체, 창동플랫폼 61에 이어 무중력지대까지 총 6개로 늘어났다.

서울시의회와의 갈등도 노골화되고 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은 지난 10일 본회의에서 오 시장을 향해 “법을 만드는 곳에서, 법을 집행하는 사람이, 법을 어겼다”며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오 시장이 최근 시정질문에서 사회주택 관련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자 퇴장한 사건을 두고 한 말이다. 김 의장은 “또 한 번 이런 무례한 행동으로 시민들께 상처를 준다면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국회 국정감사, 시의회 행정감사 등 하반기 일정이 남은 상황에서 오 시장과 시의회가 또 한번 ‘격돌’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예산안 편성에도 시의회가 비협조적으로 나올 거라는 불안도 서울시 일선 직원들 사이에서 감돌고 있다. 한 서울시의회 의원은 “감사가 부당하다는 반발이 사업 이해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나오고 있고 행정감사 등에서 또 한번 공방도 일 수도 있다”며 “예산안 편성 역시 서울시와 시의회 사이에 이견이 당연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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