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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0.5주 사볼까…내년 국내 주식도 소수점 거래 된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내년 3분기부터 국내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거래할 수 있다. 1주 단위가 아닌 금액 단위로 주식투자가 가능해지고 적은 돈으로 고가의 우량 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열린다.

주식 투자. 셔터스톡

주식 투자. 셔터스톡

금융위원회는 12일 국내 주식의 소수 단위 거래를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상법상 주식불가분 원칙과 온주(온전한 주식) 단위로 설계된 예탁결제 인프라로 인해 지금껏 국내 주식은 소수 단위 결제가 허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소수 단위 주문을 취합해 1주를 주문하고 이를 전자증권 형태로 변환해 고객에게 나눠주는 방식의 투자가 가능해진다.

예를 들어 투자자 3명이 각각 삼성전자 0.4주, 0.3주, 0.2주를 주문한다면 증권사가 이를 취합(0.9주)한 뒤 여기에 자기 재산 0.1주를 합쳐 예탁결제원에 온전한 1주를 신탁하면 예탁결제원이 이를 전자증권으로 쪼개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식이다.

소수 단위 주식 거래 기대 효과. 자료 금융위원회

소수 단위 주식 거래 기대 효과. 자료 금융위원회

소수점 투자를 허용하는 이유는 소액 투자자들의 우량 기업 투자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서다. 금융위원회는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10위 종목을 각각 동일한 비중으로 투자할 경우 최소 3000만원이 필요하지만 0.01주 단위 거래가 허용되면 30만원으로 같은 방식의 투자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래 최소 단위는 소수점 아래 여섯 자리, 즉 0.000001주가 될 것이라고 금융위는 보고 있다.

0.5주도 배당주지만…의결권은 NO

그렇다면 삼성전자를 0.5주 가진 주주는 배당을 받을 수 있을까. ‘소수점’ 주주도 배당 등 경제적 권리를 똑같이 가진다. 다만 1주당 의결권을 1개로 보는 상법에 따라 온주를 갖고 있지 않으면 의결권은 주어지지 않는다. 소수 단위 주식을 여러 개 갖고 있다면 이를 온주 단위로 전환할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0.6주, 0.8주, 0.7주를 사서 총 2.1주를 가지고 있다면 이 중 2주를 온주로 전환한 후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해외 주식은 이미 소수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 2019년 소수 단위 주식 거래를 혁심금융서비스로 지정하고 해외주식에 한해 소수점 거래를 허용해왔다. 지금은 한국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두 곳에서 해외 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 6월 기준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누적 51만명의 투자자가 총 7억5000만 달러(약 8775억원) 어치의 해외 주식을 소수 단위로 투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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