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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가 피의자로 입건하자, 윤석열 "입건하라 하십시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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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고발 사주' 의혹 피의자로 전환하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입건한 데 대해 윤 전 총장은 10일 "입건하라고 하십시오"라는 반응을 보였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서울 금천구 한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예비후보 국민면접에서 "만약에 고발 수주를 지시한 정황, 증거가 나오면 사퇴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면접관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질문에 "가정적인 질문에 답변하는 것 자체가 안 맞는다"며 즉답을 피했다.

'재직 당시 직속 하급자였던 손준성 검사가 김웅 국민의힘 의원에게 문제의 고발장 초안을 준 사실이 확인된다면 관리 책임자로서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명확하게 확인된다면 대검 어느 직원이나 검사라도 총장으로서 제대로 살피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국민에게 사과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니 저도 빠른 시간 내에 좀 조사를 해보라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고발장 초안을 줬다는 것을 인정하느냐'는 진 전 교수의 물음에는 "아니다. 손 검사도 자기가 보낸 사실이 없다고 하고, '손준성 보냄'이라는 (캡처 화면의) 글꼴도 이상하다고 한다. 고발장이 언론에 인용된 것을 보면, 검사가 작성한 고발장이라기보다…"라고 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면접을 마친 뒤 '공수처의 입건 조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입건하라 하십시오"라고 답했다.

공수처는 이날 "윤 전 총장을 어제 입건했다"며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공직선거법 위반 등 4개"라고 밝혔다.

공수처 수사3부(최석규 부장검사)는 고발된 4가지 혐의를 모두 적용해 전날 윤 전 총장과 손 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입건한 데 이어 이날 손 검사와 김 의원의 사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윤 전 총장은 오늘 압수수색 대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측근 검사를 통해 야당에 범여권 인사를 고발하도록 사주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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