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성과 절박한 바이든, 퇴임 1주 남은 스가 워싱턴 불렀다

중앙일보

입력 2021.09.10 15:36

업데이트 2021.09.10 15:53

퇴임을 불과 1주일 앞둔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워싱턴 방문에 담긴 뜻은 뭘까.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은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오는 23~26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쿼드(Quad: 미국·일본·호주·인도 4개국 협의체) 정상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자민당 총재선거(29일) 불출마를 밝히고 오는 30일 퇴임하겠다고 밝힌 스가 총리는 당초 영상으로 참석할 예정이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HK방송화면 캡처]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왼쪽)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NHK방송화면 캡처]

외교실적 절박한 바이든 

아사히신문은 “(떠나는 총리가) 과연 알맹이 있는 내용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 하는 비판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야당인 입헌민주당의 다마키 유이치로(玉木雄一郎) 대표도 “코로나에 전념하겠다고 총리를 그만둔 상황에서 미국 등과 어떤 미래의 약속을 할 수 있겠느냐”고 비난했다.
일 정부는 “미국에서 강력하게 스가 참석을 원하고 있다”며 “일본 외교는 일관성이 있기 때문에 (퇴진 직전의 총리가 참석해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도 퇴임 1주 전의 극히 이례적인 외유를 놓고는 다양한 해석들이 나온다. 먼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스가 참석을 강력히 요구한 배경이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으로 큰 정치적 타격을 입은 바이든 입장에선 쿼드의 네 정상이 나란히 참석한 모습을 통해 외교적 성과를 과시해야만 하는 절박함이 있다. 더구나 다음 달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취임 후 첫 회담을 하기 전 '대 중국 포위망'의 강력함을 내비칠 필요도 있다. 쿼드는 바이든 취임 후로는 지난 3월 영상으로 열린 게 유일하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소재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당시 공동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조 바이든(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미국 워싱턴DC 소재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했을 당시 공동기자회견 모습. 연합뉴스

'포스트 아베-스가'에 간접 메시지 

다만, 바이든이 '결례'를 무릅쓰고 스가에 참석을 요청한 것은 차기 일본 정권과도 관련이 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아베 신조 전 총리를 계승한 스가 총리가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거론하는 등 미국으로선 대단히 든든한 존재였다"며 "차기로 거론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자민당 정조회장이나 고노 다로(河野太郞) 행정규제개혁상 모두 외상을 경험하긴 했지만 아소-스가 라인과는 다른 성격인 만큼, 다음 정권에 '쿼드' 를 중요성을 전달하려는 상징적 의도도 있다"고 분석했다. 단순히 '작별 만찬'을 위한 초청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더구나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고노 개혁상은 스가 총리와 매우 가깝다. 고노는 이날 ^현실적 에너지 정책 ^새로운 시대의 헌법개정 등을 중심으로 한 정책집을 발표하며 출마를 공식화했다.

일 언론들은 "바이든과 스가의 단독 일·미 정상회담도 열릴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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