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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분쟁 말고 경쟁 하자" 시진핑과 두번째 통화한 바이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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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전략적인 논의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광범위한 분야에 대한 전략적인 논의를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AFP=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하고 "책임감 있게 경쟁 관계를 유지하자"는 제안을 했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긴급 성명을 내고 "두 정상이 광범위한 분야에 대해 전략적인 논의를 했다"며 "양국의 경쟁이 분쟁으로 번지지 않게 하기 위해 서로의 책임에 관해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또 "서로 이해관계가 맞는 분야와 엇갈리는 분야에 대해 두 정상은 공개적이면서 솔직하게 대처하기로 합의했다"고도 했다.

양국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대표적인 분야는 ^미국 기업에 대한 베이징의 해킹 의혹^코로나19 기원과 관련한 중국 정부의 비협조^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신장 위구르 지역 탄압 등이다.
하지만 이날 90분간의 통화에선 이런 민감한 주제보다는 앞으로의 양국 관계에 초점을 맞춰 대화가 진행됐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올 2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인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철수가 마무리된 시점에 이뤄졌다.

이 때문에 미국의 군사·외교 역량을 아프간에서 동아시아로 옮기려는 바이든 대통령이 본격적으로 움직인 거란 분석이 나온다.

그간 미·중 간에는 몇 차례 고위급 회담이 열렸지만 별 소득이 없었다.
지난 3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과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미국 앵커리지에서 양제츠(杨洁篪)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을 만났지만 기 싸움만 벌이다 헤어졌다.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역시 지난 7월 중국 톈진(天津)에서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을 만났지만 각자 요구사항만 이야기한 채 돌아왔다.

그러자 미국 내에선 중국 관리들은 국내 정치를 위해 회담에 응할 뿐이라는 비판이 흘러나왔다.

폴리티코는 "양국의 실무 회담으로는 핵심 쟁점에 대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없다는 게 분명해졌다"는 바이든 정부 고위관계자의 말을 전하면서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전화 통화에서 경제 이야기도 나왔지만, 시 주석이 지난 도널드 트럼프 정부에서 올린 관세를 다시 내려달라는 등의 요청을 하진 않았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이 갈등으로 번지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하면서, 특정 분야에선 양국이 협력할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정상은 앞으로 비공개 회담을 하는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폴리티코는 보도했다. 이 때문에 오는 10월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다자 회담 자리와는 별도로 두 정상이 조만간 따로 만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바이든 정부 출범 이후 아직 미·중 정상 간에 대면 회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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