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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추격받는 韓OLED…삼성 “LG 텃밭 진입” LG “삼성 안방 공략”

중앙일보

입력

지난달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MID 2021(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침대에 설치된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지난달 25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IMID 2021(한국디스플레이산업 전시회)에서 관람객들이 스마트침대에 설치된 LG디스플레이 투명 OLED를 둘러보고 있다.[뉴스1]

한국이 주도하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삼성은 LG의 텃밭인 대형 OLED 시장에, LG는 삼성의 안방인 중소형 OLED 시장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액정표시장치(LCD) 시장에서 ‘한국의 백기’를 받아낸 중국 역시 OLED 시장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왼쪽)과 LG디스플레이 공장 전경 [사진 각사]

삼성디스플레이(왼쪽)과 LG디스플레이 공장 전경 [사진 각사]

삼성D, 4분기 QD OLED 양산 시작  

10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4분기 대형 OLED인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양산에 들어간다. 그동안 대형 OLED 시장을 외면했던 삼성 입장에선 큰 변화다. 지난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삼성 퍼스트 룩’ 행사에서 한종희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OLED는 영원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삼성의 대형 OLED 시장 진출설은 그동안 끊임없이 흘러 나왔다. LCD 시장을 중국에 모두 내준 데다 OLED가 디스플레이 시장의 대세로 떠오르면서다. 업계 전문가는 “LCD 시장이 모두 중국에 넘어가는 와중에도 삼성이 그동안 대형 OLED를 외면한 것은 전략적 실수가 될 수 있다”며 “시기는 매우 늦었지만 삼성의 대형 OLED 진출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말했다.

현재 TV용 대형 OLED 패널 시장은 사실상 LG디스플레이가 독점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선 이르면 내년 초 삼성전자가 삼성디스플레이의 QD OLED를 탑재한 TV를 선보일 것으로 내다본다.

[자료제공=옴디아]

[자료제공=옴디아]

LGD, 중소형 OLED에 공격적 투자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악한 중소형 OLED 투자 확대에 나섰다. LG디스플레이는 2024년 초까지 3조3000억원을 들여 경기도 파주 공장에 6세대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다. 또 베트남 하이퐁 공장에 14억 달러(약 1조6400억원)를 투자해 OLED 모듈라인을 증설한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중소형 OLED 시장 진출이 다소 늦었다는 지적이 있지만, 기술과 생산 능력을 고려할 때 시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시장 진출과 관련 “애플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업계 전문가는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2에 OLED를 안정적으로 공급하며 애플의 신뢰를 얻었다”며 “애플이 신작 아이폰13이나 아이패드에도 OLED를 탑재하고, 애플카 등에도 OLED를 고려하는 만큼 LG디스플레이의 중소형 투자 확대는 합리적 결정”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OLED 시장 매출 추이 및 전망 〈DSCC〉

글로벌 OLED 시장 매출 추이 및 전망 〈DSCC〉

OLED 패널 2024년 470억 달러 규모로 성장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260억 달러(약 30조5000억원)이던 중소형 OLED 시장은 수요처가 확산하면서 2024년에는 390억 달러(약 45조6400억원) 규모로 커질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중소형 OLED 시장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점유율은 지난해 말 기준 73.1%로 1위다.

대형 OLED 시장 역시 같은 기간 42억 달러(약 4조9100억원)에서 2024년 75억 달러(약 8조77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김광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디스플레이 업계 실적 개선의 기반이 된 LCD 가격 상승이 종료된 만큼 중장기 경쟁력 확보를 위해 OLED로의 사업 전환은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량과 증가율 추이 및 전망 〈DSCC〉

스마트폰용 OLED 패널 출하량과 증가율 추이 및 전망 〈DSCC〉

중국, 중소형 OLED 시장서 한국 맹추격  

중국 업체들도 OLED 시장을 노리고 있다. 시장조사업체인 유비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93.3%였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 점유율은 올해 2분기 73%대로 줄었고, 내년에는 60%대로 하락할 전망이다. 이충훈 유비리서치 대표는  “OLED 스마트폰 산업 자체가 중국으로 넘어가고 있다”며 “(중국 최대 디스플레이 업체인) BOE의 경우 큰 폭은 아니겠지만 점차 OLED 출하량이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대형 OLED는 아직까지 수율이나 생산 능력, 기술력에서 한국과 중국의 격차가 크지만 소형 OLED 기술력 차이는 사실상 1년 이내로 좁혀졌다”며 “중국 정부의 지원도 LCD에서 OLED로 옮겨간 만큼 중국의 추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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