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윤정희 딸, PD수첩에 반박 "동생들이 불안 부추겨" [전문]

중앙일보

입력 2021.09.09 18:35

업데이트 2021.09.09 19:00

'방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배우 윤정희. [중앙포토]

'방치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배우 윤정희. [중앙포토]

배우 윤정희(77)의 딸인 백진희씨가 “허위사실 유포, 거짓된 루머로 인해 어머니가 안정을 취할 수 없다”고 9일 입장을 밝혔다. 윤정희의 공동 후견인인 백씨, 또 프랑스 사회복지협회 AST의 법정 대리인인 로즈마리 베르텔롯 등은 입장문에서 “당사자들의 사생활과 존엄성을 존중해달라”고 했다.

PD수첩 '사라진 배우, 성년후견의 두 얼굴' 방송 이후 입장 표명

7일 MBC PD수첩은 ‘사라진 배우, 성년후견의 두 얼굴’이라는 제목으로 윤정희의 알츠하이머 투병을 둘러싼 갈등을 방송했다. 12년 전부터 알츠하이머를 앓아온 윤정희를 다섯 동생 중 하나인 여동생이 서울에서 돌보고 있었으나 배우자인 피아니스트 백건우, 딸 진희씨가 2년 전 갑자기 프랑스 파리로 데리고 가 방치하고 있다는 윤정희 동생들의 주장을 담았다. 또 윤정희가 현재 거주하고 있는 프랑스 자택을 촬영하며 ‘7시간 동안 아무도 돌보는 사람이 없었다’고 방송했다. 이 밖에도 간병인, 친구 등을 취재해 피후견인의 면접교섭권 등을 결정할 수 있는 성년후견인 제도에 대해 다뤘다.

이에 백진희씨는 입장문에서 “지난 몇 주 동안 윤정희에 대한 악의적 루머가 계속해서 유포되고 있다”며 “타블로이드 신문 기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윤정희가 사는 프랑스 거주지까지 침범해 일상생활을 감시하고 있다”고 했다.

PD수첩에서 제기한 의혹, 즉 ‘윤정희를 동생들과 단절시킨 채 만나지 못하게 한다’는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지난해 11월 프랑스 파리의 고등법원에서 백씨가 윤정희의 공동 후견인으로 지정받았던 판결을 인용하면서다. “프랑스의 후견 판사는 가족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후 유일한 자녀인 딸이 제안한 방식이 윤정희를 위한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판결했다. 딸과 가까이 사는 집에 머물며 필요한 치료를 받고, 안정되고 조용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것이다.” 당시 프랑스 법원은 사회복지협회인 AST(Association Sociale Et Tutelaire Association)를 백씨와 함께 공동 후견인으로 지정했다.

백건우의 소속사인 공연기획사 빈체로 측은 입장문을 대신 배포하며 윤정희 동생들의 면접교섭권이 제한된 이유에 대한 해명을 덧붙였다. “프랑스 법원은 ‘형제자매들이 그녀와 통화하거나 직접 방문하여 그녀가 배우라는 사실을 상기시키고, 영화 촬영에 대해 이야기하며 피성년후견인의 심적 불안을 초래할 위험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판결했다”는 설명이다. 빈체로 측은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및 권리침해에 해당하는 악의적인 행위에 강력한 법적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또 PD수첩이 방송한 윤정희의 사적인 내용도 문제 삼았다. “자택 위치, 자택 사진, 의료 문서 또는 사법 문서 등에 대한 노출은 용납될 수 없으며 위험하고, 따라서 법적으로 기소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입장문 작성일은 방송 이전인 6일로, 본방송이 아닌 예고편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윤정희 딸과 동생들의 갈등은 국내 법정에서도 이어진다. 백진희씨는 지난해 10월 서울가정법원에 성년후견개시 심판을 청구했다. 후견인 선임에 대한 신청이다. 이에 동생들은 '이해관계 없는 제3자로 지정'을 신청해 법원이 6월 양쪽을 면접했다. 판결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다음은 입장문의 전문.

현재 윤정희에 대한 허위사실이 지속적으로 유포되고 있습니다.
악의를 품은 사람들과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추구하는 언론으로부터 비롯된 거짓된 루머들로 인해 윤정희는 안정을 취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이미 밝혀진 바와 같이, 윤정희는 12년이라는 시간 동안 알츠하이머 투병 중이며, 지금은 프랑스에서 프랑스의 사회복지협회인 Association Sociale Et Tutelaire Association(이하 AST)과 딸의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하고 있습니다.

프랑스의 후견 판사는 가족 모두의 입장을 고려한 후 그의 유일한 자녀인 딸이 제안한 방식이 윤정희를 위한 가장 이상적인 환경이라고 판결했습니다. 이는 딸과 가까이 사는 집에서 머물며 그곳에서 필요한 치료를 받고, 안정되고 조용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것입니다.

파리고등법원은 하급법원의 결정에 전적으로 동의했으며, 이에, AST와 윤정희의 딸을 법정 공동후견인으로 지정한 바 있습니다.
일부는 그녀가 요양병원으로 거처를 옮기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누군가의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배우로 특별한 삶을 살아온 윤정희에게 매우 안타까운 일이 될 것입니다.

유감스럽게도 지난 몇 주 동안 윤정희에 대한 악의적인 루머가 계속해서 유포되고 있으며, 타블로이드 신문에서는 기자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윤정희가 사는 프랑스 거주지까지 침범하여 그녀의 일상생활을 감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더해 간병인들과 가족, 그리고 지나가는 행인들까지 괴롭히며 화제가 될 만한 기사를 만들기 위해 타인의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는 것처럼, 알츠하이머라는 질병은 무엇보다도 환자가 평안과 안식을 취하고 매일 따뜻한 돌봄 아래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현재 77세의 윤정희는 존경받는 삶을 살고 있지만, 이 질병으로 인해 현실과는 단절된 삶을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자신의 지난 여행들, 영화들, 그리고 관객들뿐만 아니라 아티스트로서의 윤정희의 삶에 대해 애틋한 기억을 갖고 있습니다.

병세가 시작되고 첫 10년 동안 배우자 백건우는 첫 10년 동안 배우자 백건우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로 활동을 하는 동안에도 윤정희를 지키기 위해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리고 윤정희는 그녀의 병이 점차 진행됨에 따라 필요한 모든 것들을 마련해준 딸의 보살핌 아래에서 생활하게 되었습니다.

윤정희는 현재 알츠하이머 전문가들에 의해 보살핌을 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녀의 배우자와 딸은 평화롭게 보살핌 받을 수 있는 안전한 가족 환경 아래 그녀가 살아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남편이라는 존재보다 더 자연스러운 것은 없습니다. 그리고 윤정희의 남편인 백건우의 모범적인 헌신은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한 가족의 아내와 어머니를 돌보고 있는 외동딸의 삶, 그것은 분명히 사적인 영역에 남아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은 이 가족을 향한 거짓말과 명예훼손을 통해 그들의 합법성에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프랑스 사법제도는 윤정희를 잘 보호해왔습니다.

프랑스 법원의 판결에 동의하지 않은 그녀의 친척 중 일부는 이 건을 한국의 법원으로 가져갔으며, 현재 이와 관련된 법적 절차가 진행 중입니다. 본건을 편견 없이 공정하게 조사할 한국의 사법제도를 신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인 언론 윤리는 현재진행형인 이러한 일에 대해 방해하는 행위를 피하고, 또한 관련된 모든 당사자들의 사생활과 존엄성이 존중될 수 있도록 언론인들을 이끌어야 합니다. 그리고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는 분들을 괴롭히는 행동을 삼가야 합니다. 프랑스에서는 윤정희를 위험에 빠뜨려온 심각한 행위들이 사생활 침해와 괴롭힘이라는 범죄로 신고되기도 했습니다. 공동후견인과 윤정희의 배우자는 언론이 윤정희에 대한 일련의 이야기를 방송할 만큼 가장 기본적인 윤리에 무관심하다는 것을 깨닫고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방송의 예고편만 보아도 반복적인 비방 발언과 함께 윤정희에 대한 심각한 권리 침해가 포함되어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윤정희의 사적인 생활(자택 위치, 자택 사진, 의료 문서 또는 사법 문서 등)에 대한 노출은 용납될 수 없으며 위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법적으로 기소될 수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윤정희의 공동후견인인 딸 백진희와 AST, 그리고 이 발표문을 지지하고 있는 윤정희의 남편 백건우는 많은 분들께서 윤정희를 사랑하시는 만큼 그녀를 존중하고, 또 그녀의 마음속 평화도 존중해 주실 것을 요청 드립니다.

2021년 9월 6일

A.S.T Assosication 법정 대리인 로즈마리 베르텔롯
파리고등법원 변호사 줄리 데 라수스 생제니예스
백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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