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코앞에 두고 카카오페이 날벼락…청약 흥행 빨간불

중앙일보

입력 2021.09.09 16:04

업데이트 2021.09.09 17:33

간편 결제 기업 카카오페이의 기업공개(IPO)에 또다시 급제동이 걸릴 조짐이다. 지난 7일 금융 당국이 카카오페이 같은 핀테크 업체가 중개업 등록 없이 펀드·보험 등 금융상품 비교 견적 서비스를 제공해선 안 된다는 유권해석을 내리면서다. 이 서비스는 카카오페이의 주요 수익원이다. 하반기 공모주 대어인 카카오페이의 상장 일정은 물론 청약 흥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캡처]

하반기 공모주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 홈페이지 캡처]

증권신고서 제동에 당국 규제까지

9일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오는 25일부터 지금과 같은 펀드 판매와 보험 추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된다. 당국이 금융 플랫폼의 금융상품 추천 서비스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상 '광고'가 아닌 '중개'로 판단해서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업자가 아닌 전자금융업자여서 금융상품 중개업을 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계도 기간이 끝나는 오는 24일까지 해당 서비스가 대폭 수정되거나 중단될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페이의 금융서비스 매출 비중은 지난해 기준 22.7%다.

문제는 코앞에 닥친 IPO다. 카카오페이는 이미 한 차례 상장 일정을 연기했다. 당초 지난달 상장을 추진했다가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불발됐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 기업으로 세계 간편 결제 1위 기업인 미국 페이팔과 스퀘어 등을 제시한 게 발목을 잡았다.

지난달 31일 금감원에 제출한 새 신고서에 따르면 비교 대상에서 페이팔과 스퀘어를 뺐고 희망 공모가도 6만3000~9만6000원에서 6만~9만원으로 낮췄다. 예상 몸값은 17조원대로, 이날 기준 코스피 시가총액 24위(보통주 기준) 수준이다. IPO 일정도 새로 잡았다. 다음달 14일 코스피 상장이 목표다. 오는 29~30일 기관 수요예측을 거쳐 다음 달 5~6일 공모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그런데 당국 규제가 IPO에 또다시 찬물을 끼얹은 격이 됐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칫 카카오페이의 주요 사업 내용이 바뀔 수 있는 만큼 증권신고서를 다시 수정해야 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IPO 일정이 미뤄지는 건 물론이고 기업가치 평가에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즉각 해명에 나섰다. 카카오페이 측은 "펀드 투자 서비스는 카카오페이증권이 관련 라이선스(면허)를 기반으로 제공하고, 보험 비교 서비스는 금융상품 판매 대리·중개업 자회사인 KP보험서비스가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자회사를 통해 제도적 요건을 충족한 상황이라 서비스를 지속하는 데 문제없다는 것이다.

증권가에서도 서비스 중단 우려는 과하다고 본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는 자회사들의 라이선스를 활용해 정부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할 것"이라며 "서비스 중단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융 당국의 입장은 이와 다르다. 금융위 관계자는 "카카오페이가 직접 라이선스를 확보하거나 영업 방식을 바꾸지 않으면 금소법 위반"이라고 선을 그었다. 자회사를 통한 라이선스 획득은 위법 소지를 해소하기에 역부족이란 설명이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금융당국이) 자회사를 통한 라이선스 획득을 용인하지 않으면 카카오페이가 직접 증권·보험·대출 중개 인허가를 취득해야 한다"며 "취득 기간만 일러야 6개월 전후 걸릴 텐데 그 기간 서비스 위축이 불가피해지고, IPO엔 빨간불이 켜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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