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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 시절이 그립다"…中 '3저' 계층, 45주기 추모 열기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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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중국 허베이성 서현(涉縣)의 한 마을 주민들이 마오쩌둥 사망 45주기 기념 활동을 하며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홍가회 캡처]

3일 중국 허베이성 서현(涉縣)의 한 마을 주민들이 마오쩌둥 사망 45주기 기념 활동을 하며 단체 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홍가회 캡처]

“오늘은 마오 주석 서거 45주년이다. 위인을 추모한다.”

RFA “저학력·저소득·저지위 ‘3저’ 계층이 마오 추종”

마오쩌둥(毛澤東, 1893~1976) 사망 45주기인 9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이례적으로 “그는 중국공산당, 중국인민해방군, 중화인민공화국의 주요 설립자이다. 그는 중국 인민을 위해 꾸준히 분투하고, 중국 인민이 자기 운명과 국가의 면모를 철저하게 바꾸도록 이끌었다”고 추모했다. 하지만 지면 신문에는 추모 기사를 전혀 싣지 않았다. 중국중앙방송(CC-TV)과 관영 신화통신사도 역시 이날 마오쩌둥 사망 45주기 소식을 전혀 전하지 않았다.

마오쩌둥 추종자들이 모여 만든 홍가회 홈페이지가 9일 마오쩌둥 사망 45주기를 맞아 흑백으로 치장하고 추모 묵념을 강제했다. [홍가회 캡처]

마오쩌둥 추종자들이 모여 만든 홍가회 홈페이지가 9일 마오쩌둥 사망 45주기를 맞아 흑백으로 치장하고 추모 묵념을 강제했다. [홍가회 캡처]

반면 마오쩌둥을 추종하는 이들이 만든 웹사이트인 ‘홍가회(紅歌會)’는 9일 홈페이지 화면을 흑백으로 바꾸고 1분간 추모 묵념을 강제하는 등 대대적인 추모 행사를 벌였다. 홍가회는 전국 곳곳에서 펼쳐진 기념 활동을 사진과 함께 자세히 전하는 등 추모 분위기 조성에 주력했다.

미국이 운영하는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이날 중국의 마오쩌둥 추모 열기를 다룬 기사를 싣고 중국의 마오 추종자들은 대부분 교육 수준과 사회적 지위, 경제 소득이 낮은 ‘3저’ 계층이 많다고 보도했다. 후난(湖南)성의 시사평론가 궈민(郭閩)은 “마오주의자들은 퇴보의 길을 가려 한다”며 “현재 발생하는 많은 일이 모두 과거의 수법을 답습하고 있으며, 특히 마오 시대를 그리워하고 숭배하는 현재 지도자의 생각이 반영되고 있다”고 RFA에 지적했다. 민간의 마오 열풍이 최고 지도자의 생각과 맞물려 상승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는 분석이다.

인터넷 작가 탄쭤런(譚作人)은 마오쩌둥 숭배가 과거 2000여 년간 이어진 황제 제도와 중국의 유교 전통과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경제가 지금처럼 발전하기 전인 1980~90년대에는 마오를 원망하고 성토하며 모든 불행이 마오 때문이라고 여겼던 사회 하류층이 경제가 발전하면서 반대로 마오를 그리워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중국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노동자가 무더기로 해고되고 농민은 토지를 잃었다. 현실에서 피해를 본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킬 수단을 찾지 못하면서 과거의 좋았던 시절을 그리워하게 됐다”고 말한다. 그는 “노동자·농민 등 육체 노동자들은 문화대혁명 시기에는 명목상 사회적 지위가 높아졌고, 그들을 멸시하는 사람도 없었다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중국 관영 당사망(黨史網)은 7일 웨이보에 소수 민족이 마오쩌둥의 대형 사진 주위에 모여 있는 사진을 게재하고 “중국 역사상 마오쩌둥 처럼 56개 민족 백성이 모두 받들어 모신 인물은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당사망 캡처]

중국 관영 당사망(黨史網)은 7일 웨이보에 소수 민족이 마오쩌둥의 대형 사진 주위에 모여 있는 사진을 게재하고 “중국 역사상 마오쩌둥 처럼 56개 민족 백성이 모두 받들어 모신 인물은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당사망 캡처]

한편 중국 관영 당사망(黨史網)은 7일 웨이보에 소수 민족이 마오쩌둥의 대형 사진 주위에 모여 있는 사진을 게재하고 “중국 역사상 마오쩌둥처럼 56개 민족 백성이 모두 받들어 모신 인물은 없었다”고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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