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진단 드가자~~'이 ‘알림폭탄’ 해킹범, 알고보니 고등학생

해킹된 것으로 추정되는 교육부 등교 전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 뉴스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새벽 시간 알 수 없는 ‘알림폭탄’이 쏟아지게 한 장본인은 고등학생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사건을 조사 중인 대구경찰청은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을 해킹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로 고교 1학년생 A군(16)을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9일 밝혔다. A군은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자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7월 14일 새벽 시간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앱에서 자가진단 참여 안내 알림이 반복 발송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건강상태 자가진단 참여 안내’라는 알림이었지만 발송자가 학교가 아닌 ‘자가진단 드가자~~~~’ ‘얘! 자가진단 하렴!’ ‘자가진단 보안이 너무 허술합니다’ 등으로 표시돼 해킹 의혹이 일었다.

원인 분석 결과 신원 미상 사용자가 앱에 등록된 개인 정보를 이용해 무작위 푸시 알림을 발송한 것으로 파악됐다. 새벽 시간 ‘알림폭탄’이 쏟아진 셈이다. 해킹 당시 교육부는 당시 여러 개 IP(인터넷 주소)에서 자가진단 앱에 대한 외부 공격을 확인하고 해당 IP를 모두 차단했다.

이에 교육부는 해당 앱에 외부 공격 시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청은 담당 기관인 한국교육학술정보가 대구 동구 혁신도시에 위치해 있어 대구경찰청으로 사건을 이첩했다. 경찰은 해당 앱 관리기관 등을 수사해 충청 지역에 살고 있는 A군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범행 경위 등 자세한 내용은 밝힐 수 없다”며 “이 사건으로 개인정보 유출 피해는 없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달 중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