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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 사기’ 비상…추수 앞두고 귀농인 노린 중고 농기계 사기

중앙일보

입력

경찰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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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운기 사기’ 비상이 걸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중고 농기계를 싸게 판다’는 글을 올린 뒤 돈만 가로챈 20대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본격적인 추수철을 앞두고 관련 피해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농기계 중고거래 사기 피해 주의’를 당부했다.

경기 성남 분당경찰서는 사기 등 혐의로 A씨(20대)를 구속하고 같은 혐의로 B씨(20대)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지난달까지 인터넷 한 포털사이트 ‘중고 농기계 직거래장터’ 등에 “중고 농기계를 판다”는 글을 올려 87명에게 2억30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중고 거래 사기범들, 수천만원 농기계에 주목 

예전에 중고 거래로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A씨는 중고 농기계가 비싸게 거래되는 점을 노렸다. 농기계는 기종이나 성능 등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긴 하지만,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판매된다. 비싼 가격 때문에 중고 거래도 활성화돼 있다.

주범 A씨가 농기계 중고거래 SNS에 올린 글. 분당경찰서

주범 A씨가 농기계 중고거래 SNS에 올린 글. 분당경찰서

동네 선후배 사이인 A씨 등은 인터넷에 올라온 농기계 사진 등을 포토샵으로 조작한 뒤 ‘중고 농기계 직거래’ 커뮤니티에 경운기·운반차·고추건조기 등 농기계를 판다는 글을 올렸다. 몇 년 사용하지 않은 농기계를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파는 것처럼 홍보해 구입 의사를 밝히는 댓글이 이어졌다고 한다.

포토샵 동원하고 유심칩 돌려쓰고 

돈을 입금받은 직후엔 구매자를 차단하는 방식으로 연락을 피했다. 이들은 같은 전화번호, 중고장터 아이디로 범행을 반복할 경우 자신들의 정체가 탄로 날 것으로 생각해 유심칩 10여 개를 구매해 번갈아 사용하는 치밀함을 보이기도 했다.

주범 A씨가 농기계 중고거래 SNS에 올린 글. 분당경찰서

주범 A씨가 농기계 중고거래 SNS에 올린 글. 분당경찰서

이들에게 피해를 본 이들 중 30여명이 귀농·귀촌을 준비하는 이들이거나 중장년인 농민이었다. 경찰은 이들이 저지른 다른 범행이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A씨 등은 “가로챈 돈을 유흥비 등으로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경찰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비대면으로 중고물품을 거래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금액이 큰 물건을 거래하는 경우는 직접 만나서 거래하는 것이 좋다”며 “부득이하게 대면 거래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경찰청 사이버안전 지킴이' 코너의 '사이버사기 전화번호·계좌조회' 등을 통해 유사 피해 사례가 있는지 확인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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