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무섭나, 나 없애면 정권창출 되나"···尹스타일 보여준 尹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9:37

업데이트 2021.09.08 19:50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8일 소위 ‘고발 사주'의혹에 등장하는 문건을“출처와 작성자가 없는 소위 괴문서”로 규정했다. 또 과거 ‘김대업 병풍공작’ 사건 등을 언급하면서 “제가 그렇게 무섭나. 나를 국회로 불러달라. 당당하게 제 입장을 이야기하겠다”며 의혹에 대한 정면 돌파 입장을 밝혔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을 제기한 언론과 이를 토대로 자신을 공격하는 여권을 향해 날 선 발언을 쏟아냈다. 윤 전 총장 측은 “여러 정치 공세 이슈가 대선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여론도 출렁이자 두고 볼 수만은 없다고 판단한 것”며 “윤석열의 본래 스타일대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최근 불거진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해명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 전 총장은 기자회견를 자청한 이유에 대해 “선거 때마다 이런 식의 공작과 선동으로 선거를 치르려고 해서 되겠느냐는 한심스러운 생각이 들어 여러분 앞에 섰다”고 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정치공작을 좀 하려면 잘 준비해서 제대로 좀 하라”고 했다.

 소위 '고발 사주'의혹은 지난해 4·15 총선을 앞두고 윤 전 총장이 측근인 손준성 검사(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를 통해 당시 김웅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 후보와 접촉해 통합당이 여권 인사를 고발하도록 했다는 의혹이다. 정치권에선 실제 윤 전 총장이 지시했는지,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자료를 넘겼는지 등에 대한 의혹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윤 전 총장은 손 검사가 김 의원에게 보냈다는 의혹이 제기된 고발장 내용을 지적하면서 “제 처(김건희씨)와 한동훈 검사장 사안 두 건을 묶어서 고발장을 쓴다는 것도 상식에 맞지 않는다. 도무지 검사가 작성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질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도대체 이걸(고발장) 야당에 줘서 뭘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지 앞뒤가 맞는 것인가. 고발 사주를 통해 제게 유리한 것이 있느냐”라고 반문했다.

그는 “손 검사가 윤 전 총장 지시 없이 움직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정당한 일, 본래 하는 일이라면 총장과 대검 차장한테 보고하지만 그 외의 일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정면 반박한 뒤 나서고 있다.. 2021.9.8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을 찾아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정치 공작'이라고 정면 반박한 뒤 나서고 있다.. 2021.9.8 임현동 기자

이어 ‘김대업 사건’, ‘기양건설 사건’ 등 과거의 네거티브 사례들을 언급하며 “국민이 허무맹랑한 일에 허물어져 판단을 잘못하실 분들이 아니다”며 “제가 그렇게 무섭나. 저 하나 공작으로 제거하면 정권 창출이 그냥 됩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두 사건은 2002년 대선 때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 가족(아들 및 처)과 관련된 의혹 제기로, 수사결과 모두 허위 폭로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미 이 후보가 대선에서 진 뒤였다.

윤 전 총장은 “국회로 불러달라. 당당하게 제 입장을 이야기하겠다”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은 사실이 아니면 책임질 각오를 하고 해달라”고 경고했다. 또 당 지도부와 협의해 ‘정치공작 진상규명특위’(가칭) 출범시킬 계획도 밝혔다.

그는 관련 문건을 언론에 제보한 이를 대검 감찰부가 공익신고자로 인정한 데 대해서도 강하게 비난했다. 윤 전 총장은 “그의 신상과 과거 여의도판에서 어떤 일을 벌였는지 다 들었다”며 “요건도 맞지 않는 사람을, 언론에 제보하고 다 공개한 사람을 느닷없이 공익 제보자로 만들어주느냐”고 비판했다.

제보자로 지목된 A씨를 향해선 “그렇게 폭탄을 던져놓고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와서 디지털 문건의 출처 작성자에 대해 정확히 대라”고 요구했다. 한편 그는 2017년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의 비위 행위를 수사하기 위해 조직폭력 사범의 진술을 강요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터무니없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9.8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지난해 총선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의 측근 검사로부터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장을 넘겨받았다는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기자회견을 가진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2021.9.8 임현동 기자

이보다 앞서 이날 오전엔 김웅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사법연수원 29기 동기인 손 검사에게 고발장 등을 받았는지에 대해 “기억나지 않고 확인할 방법도 없다”면서 “다만, 이를 인터넷 매체에 준 제보자가 누군지는 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에서 선거와 관련한 중요 직책에 있는 분에게만 전달했기에 누군지 안다. 곧 그의 신분과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것”이라고 거듭 제보자에 초점을 맞췄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4월 3일·8일 텔레그램으로 ‘손준성 보냄’이라고 표시된 자료를 5차례 가량 제보자 A씨에게 전달했다.

배후에 여당의 공격이 있다고 의심하는 건가.
“제보자 신원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풀릴 의문이다.”
제보자가 윤 전 총장을 잡으려 하는 거라고 말한 근거는.
“제가 생각하는 제보자가 맞는다면 금방 와 닿을 거다.”
‘손준성 보냄’이란 텔레그램 메시지가 조작됐을 거라고 보나.
“우리나라 언론이 그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  

다만, 김 의원은 이날도 손 검사에게서 문건을 받았는지 등 핵심 쟁점에 대해 속 시원한 설명을 내놓지는 못해 '맹탕 회견'이란 비판을 받았다.

"고발장을 받았는지 기억나지 않고, 이를 확인할 방법도 없다"면서도 "이 자료들이 사실이라면 정황상 제가 손모씨로부터 그 자료를 받아 당에 전달한 것일 수도 있다"고 전달 가능성을 열어놓은 대목이 대표적이다.

그는 두 건의 고발장에 대해 “제가 작성한 게 아님이 명백하다”면서도 “난 기록도 기억도 없으니, 진위 여부는 제보자의 휴대전화와 손 검사의 PC 등을 기반으로 조사기관에서 철저히 조사해 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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