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尹 고발사주’ 의혹 수사 착수 수순 밟나…고발인 조사

중앙일보

입력 2021.09.08 16:02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8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에 대해 고발장을 낸 시민단체 대표를 불러 조사했다. 공수처가 본격적으로 수사에 착수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공수처는 “기초 조사의 연장 선상”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객안내센터 앞에서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가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 관련 공수처 고발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수처는 8일 김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뉴스1

지난 6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고객안내센터 앞에서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가 윤석열 검찰 고발사주 의혹 관련 공수처 고발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공수처는 8일 김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뉴스1

공수처 “기초 조사…수사 착수 아니다” 

공수처는 이날 오전 김한메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사세행) 대표를 고발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사세행은 지난 6일 윤 전 총장과 한동훈 검사장, 손준성 대구고검 인권보호관 등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공직선거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처벌해 달라며 고발장을 제출했다.

이번 고발인 조사는 공수처가 접수한 다른 사건에 비해 신속하게 이뤄졌다. 공수처는 윤 전 총장 관련 다른 사건에선 접수 후 입건 혹은 이첩하면서 고발인 조사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윤 전 총장을 정식 입건한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과 한명숙 전 총리 모해위증교사 수사방해 사건 등의 경우 각각 지난 2월과 3월 사건을 접수한 뒤 고발인 조사 없이 지난 6월에 입건했다.

윤 전 총장의 라임 술접대 사건 은폐 의혹의 경우 지난 6월 접수한 뒤 역시 고발인 조사 없이 지난달에 검찰에 이첩했다. 이에 공수처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신속한 수사 수순을 밟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공수처는 이번 고발인 조사와 관련해 “기초 조사의 연장 선상이며 수사 착수나 입건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이 8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고발인, “공수처 직접 수사 의지 느껴” 

이와 관련 김 대표는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직권남용 등 다섯 가지 혐의로 고발했는데 공수처가 국가공무원법 위반은 취하해달라고 요청했다”며 “요청을 받아들여 고발인 조사를 받는 도중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를 취하했다”고 밝혔다.

국가공무원법 위반은 공수처법상 직접수사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취하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수사하지 않을 것이라면 굳이 취하를 요청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공수처가 나머지 혐의를 직접 수사할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수처가 수사를 통해 이번 의혹에서 관련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 법조계에선 대체로 신중론이 우세하다. 국가공무원법 이외에 사세행이 고발한 공직선거법 및 개인정보법도 공수처 수사 범위 밖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 1차 경선 후보자 3대 정책공약 발표회'에서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서울 강서구 마곡동 ASSA빌딩 방송스튜디오에서 국민의힘 '제20대 대통령후보 1차 경선 후보자 3대 정책공약 발표회'에서 공약발표를 하고 있다. 뉴스1

법조계, “관련 혐의 적용 쉽지는 않아” 

직권남용과 공무상 비밀누설의 경우 공수처가 수사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죄가 맞지만, 해당 의혹과 관련해 적용이 쉽지 않다는 견해가 나온다.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고발이 검사의 독점 권한이 아니고 누구든 고발할 권한이 있기 때문에 이번 의혹에 직권남용 혐의를 적용하는 건 맞지 않아 보인다”며 “판결문을 전달한 걸 두고 공무상 비밀누설이라 하는데, 판결문은 공개되는 게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광주지검 순천지검장을 지낸 김종민 변호사는 “공수처가 수사를 한다고 해도 법리적으로 혐의를 증명하기가 현재로썬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라며 “현재 윤 전 총장과 관련 사건의 연관 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의혹 수준 상태에서 유력 대권 주자를 수사하는 건 공수처 입장에서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은 이어졌다. 사회대개혁지식네트워크 등 20개 단체는 이날 윤 전 총장과 손 검사, 김웅 의원 등 3명을 직권남용을 비롯해 공무상 비밀누설, 공직선거법 위반,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명예훼손 등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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