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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나이로 100살…세계 최다산 기린 86년생 장순이의 장수 비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35번째 생일을 맞은 용인 에버랜드의 기린 장순이. 1986년생인 장순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100세 생일을 맞은 것이다. 에버랜드

35번째 생일을 맞은 용인 에버랜드의 기린 장순이. 1986년생인 장순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100세 생일을 맞은 것이다. 에버랜드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동물원에 사는 세계 최다산(最多産) 기린 '장순이'가 8일 35번째 생일을 맞았다. 건강도 양호한 상태라 최다산에 이어 최고령 기린 기록도 깰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람 나이로 100살 된, 세계 최다산 기린

장순이는 1986년 에버랜드에서 태어났다. 기린 평균 수명이 25~30세 미만 인만큼, 사람 나이로는 100세 정도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장순이는 이미 아시아 동물원 기린중 최고령 기린이다. 세계 동물원 최고령 기린으로 알려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 동물원의 힐디(1973~2007·34세)의 기록도 깼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30세 이상 산 기린은 세계적으로 드물다”며 “동물원이 아닌 곳에서 35세 이상 생존했다는 다른 기린이 있다는 기록이 있어 장순이가 세계 최고령 기린이라고 단정 지을 순 없다”고 설명했다.

35번째 생일을 맞은 용인 에버랜드의 기린 장순이. 1986년생인 장순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100세 생일을 맞은 것이다. 에버랜드

35번째 생일을 맞은 용인 에버랜드의 기린 장순이. 1986년생인 장순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100세 생일을 맞은 것이다. 에버랜드

장순이는 세계 최다산 기린으로 유명하다. 1990년부터 17차례에 걸쳐 무려 18마리의 새끼를 낳아 세계 동물원 동물 개체에 대한 정보를 관리하는 신기록 시스템(ISIS)에 '다산왕 기린'으로 공식 등재됐다. 새끼들은 모두 동갑내기 남편 장다리(1986~2015)와 사이에서 낳았다. 천지(24) 등 4마리를 제외한 새끼 14마리는 전국의 다른 동물원으로 분양된 상태다. 전국 동물원에 장순이의 후손들이 자라고 있는 셈이다.

고령에도 월등한 활동량…장수비결은 ‘소식’

사육사들이 꼽은 장순이의 장수 비결은 ‘소식’이다. 성장한 기린의 평균 키는 4.3~5.7m에 이른다. 몸무게도 800~1800㎏ 정도다. 긴 목과 몸체를 유지하려면 다리 관절이 튼튼해야 한다.

그런데 장순이는 '다른 기린보다 왜소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인 1500㎏의 체중을 항상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김종갑 사육사는 “장순이는 어릴 때부터 식탐이 없었다”며 “사과나 당근 등 별식·특식을 줘도 정량만 먹는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활동량도 많다. 나이든 동물은 활동량이 줄면서 비만이 오기 쉽다. 하지만 장순이는 여전히 젊은 기린들 못지않게 활발하게 동물원을 누빈다고 한다.

35번째 생일을 맞은 용인 에버랜드의 기린 장순이. 1986년생인 장순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100세 생일을 맞은 것이다. 에버랜드

35번째 생일을 맞은 용인 에버랜드의 기린 장순이. 1986년생인 장순이는 사람으로 따지면 100세 생일을 맞은 것이다. 에버랜드

장순이는 에버랜드의 기린 11마리를 이끄는 우두머리다. 기존 우두머리였던 남편 장다리가 2015년 죽으면서 이어받았다. 기린 무리는 통상 힘이 센 우두머리 수컷을 중심으로 암컷들이 새끼를 낳고 키운다. 하지만 에버랜드에선 수컷 기린 2마리도 장순이를 따른다고 한다. 김 사육사는 “장순이가 다른 기린보다 힘이 센 것은 아니지만, 연륜이 쌓이면서 생긴 지혜와 리더십으로 우두머리로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에버랜드는 이날 장순이의 35번째 생일을 맞아 건초를 비롯한 당근, 배추, 고구마 등 영양이 풍부한 다양한 음식들로 케이크를 만들었다. 장순이가 좋아하는 먹이들이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장순이가 무리를 이끌 정도로 비교적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며 “고령인 장순이를 위해 각종 영양제와 건초 등 먹이를 잘게 썰어서 제공하는 등 더욱 세심하게 보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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