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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흔 번째 생일 하루 앞두고”…‘음주 뺑소니’에 숨진 할머니

중앙일보

입력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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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구 청담동 인근 한 도로에서 음주 운전 차량이 횡단보도를 건너던 89세 노인을 치여 숨지게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가해 운전자는 그대로 도주해 사고 현장에서 20km가량 떨어진 경기도 남양주시 자택에 숨어 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도주치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지난 7일 밝혔다.

A씨는 이날 오전 0시5분쯤 서울 강남구 청담역 인근의 한 도로에서 하위 차로에 서 있던 89세 여성 B씨를 승용차로 들이받은 후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오전 1시쯤 숨졌다.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 TV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사고를 낸 차량과 차주를 파악한 후, 오전 4시쯤 경기 남양주의 주거지에 숨어있던 A씨를 긴급 체포했다.

검거 후 측정한 A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066%였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음주운전 전력이 여러차례 있었다.

숨진 B씨 유족은 MBC와 인터뷰를 통해 “할머니께서 집 근처를 산책하다 사고를 당했다”며 “8일이 아흔 번째 생신이라 이날 저녁 약속을 잡았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경찰은 속도 위반 여부도 조사하는 한편 A씨에 대해 도주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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