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명의로 2천만원 굴린다, 10년뒤 많이 불어날 투자처는?

중앙일보

입력 2021.09.05 09:00

업데이트 2021.09.05 09:23

"두 살 된 아들 명의로 2000만원을 굴리려는데 어디에 투자하면 좋을까요?"

최근 증권사 투자 상담센터에는 이런 질문이 쏟아진다. 치솟는 집값과 물가를 저축만으로 감당할 수 없게 되면서 자녀 미래를 위해 종잣돈을 모으려는 부모가 늘고 있다.

올 상반기 국내 10개 증권사(미래에셋·NH투자·한국투자·삼성·KB·신한금융투자·하나금융투자·키움·대신·유안타증권)에서 신규 개설된 미성년자 주식계좌만 48만 개가 넘었다. 지난해 1년간 전체 증권사에서 만들어진 미성년 계좌 수(47만5399개)보다 많다.

한 투자자가 중국 상하이의 한 증권사에서 주식 정보가 담긴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한 투자자가 중국 상하이의 한 증권사에서 주식 정보가 담긴 컴퓨터 화면을 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중국 성장성 커…내수주 유망"

중앙일보가 국내 6대 증권사(미래에셋·한국투자·NH투자·KB·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의 PB(프라이빗뱅커) 등 투자 전문가에게 '증여 재테크' 전략을 물었다. 2000만원을 10년이 지난 뒤 가장 크게 불려줄 투자처를 세 가지씩 추천받았다. 2000만원은 만 19세 미만 미성년 자녀에게 10년간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는 한도다.

가장 많은 표를 얻은 투자처는 중국 주식(3표)이었다. 무엇보다 성장성이 커서다.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지난해 14조7200억 달러(약 1경6660조원)로,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 GDP의 70%를 넘어섰다. 2028년엔 미국을 뛰어넘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주식 가격 부담도 덜하다. 중국 정부의 규제 여파로 중국 우량주로 구성된 CSI 300지수는 올해 들어 7.8% 하락했다. 편득현 NH투자증권 자산관리전략부 부부장은 "중국인의 생활 수준 향상을 반영해 음식료·의복 등 내수업체에 투자하면 좋은 성과를 거둘 것"이라고 말했다.

유진호 신한금융투자 TFC강북금융센터 팀장은 중국 반도체주 투자를 권했다. 유 팀장은 "실리콘 카바이드(SiC) 등 3세대 반도체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다만 미·중 갈등과 중국 정부 규제 같은 리스크(위험)가 있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전문가가 추천한 유망 증여 투자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전문가가 추천한 유망 증여 투자처.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글로벌 기업에 투자하는 랩 어카운트(2표)도 유망 투자처로 꼽혔다. 랩 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 돈을 대신 굴려주고 수익을 돌려주는 상품이다. 미국·유럽 주식과 채권, 펀드 등 다양한 자산을 랩(wrap)으로 싸듯 한 곳에 담아 투자할 수 있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구교민 미래에셋증권 삼성역WM 수석매니저는 "2차전지·반도체·메타버스·헬스케어 등 성장성이 높은 섹터 10~15개를 편입한 랩이 유망하다"고 말했다.

펀드 중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펀드가 2표를 받았다. 피델리티 글로벌테크놀로지 펀드가 대표적이다. 전 세계 기술주에 투자하는 이 펀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비자, 삼성전자 등을 담고 있다. 지난 1년간 47%, 5년간 240%의 수익을 올렸다.

김성봉 삼성증권 상품지원담당은 "장기적 관점에서 테크 기업이 글로벌 경제의 헤게모니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며 "점포가 없는 카카오뱅크의 시가총액이 KB금융의 두 배 가까운 점이 그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미성년자 주식 계좌 개설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미성년자 주식 계좌 개설 추이.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상장 리츠(2표)를 주목하라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소액으로 사무실 건물·물류센터 등 다양한 부동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데다, 은행 예금 이자보다 높은 배당 수익을 준다는 장점 때문이다. 일부 리츠는 배당 수익률이 연 6~7%까지 나온다.

미국 가치주 상장지수펀드(ETF)도 복수 추천(2표)을 받았다. 한동안 초저금리로 성장주보다 성과가 낮았지만, 금리 인상기엔 금융·에너지 등 가치주가 상승 탄력을 받는다는 것이다.

이 외에 삼성전자 우선주와 생애주기형 상품인 타깃데이트펀드(TDF), 미국 장기국채 ETF(각 1표) 등도 추천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정세호 한국투자증권 GWM센터 팀장은 "안정적인 우량주에다 배당 수익의 복리 효과를 고려할 때 삼성전자 우선주도 괜찮은 선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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