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여권인사 고발 사주 의혹’으로 당 안팎이 떠들썩했던 3일, 같은 당 소속인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은 일제히 윤 전 총장을 향해 집중포화를 쏟아내며 존재감 부각에 나섰다.
홍준표 “尹 악재만 남고, 나는 기회만 남아”
부산·울산·경남(PK)을 순회하고 있는 홍준표 의원은 이날 경남 창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경선 토론 전후로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로 갈 수 있다”며 “제가 상대하는 당 후보(윤 전 총장)는 악재만 남았고, 저는 기회만 남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 국회는 민주당 연합세력이 180석을 차지하는데, 정치력이나 국정 경험이 없으면 민주당을 상대할 수도, 나라를 이끌어 갈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이후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에 참배한 홍 의원은 자신의 상황을 2002년 대선 당시 노 전 대통령에 비유했다. 홍 의원은 “당시 노 후보 주변에 의원이 없었고 조경태 의원이 유일하다시피 했는데, 조 의원은 지금 우리 캠프에 있다”며 “MZ세대의 지지가 몰리는 것도 노 전 대통령과 비슷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선 “역대 대통령 중 가장 소탈하신 분”이라고 평가했다.
최재형 “尹 고발 사주 묵인했다면 중립 심각 훼손”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윤 전 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자청해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후보가 고발을 지시하거나 묵인했다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며 “설사 몰랐다고 하더라도 지휘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후에는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 탈북자 단체 대표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열었다. 최 전 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굴욕적인 대북 정책을 보여주고 있다”며 “북한의 눈치를 보느라 국가 책무조차 포기할 수 있는 정부”라고 평가했다. 이어 “(북한은) 이 정부 들어서 남북연락 사무소를 폭파하고 서해안에서 우리 공무원을 피살했다”며 “북한의 ‘삶은 소대가리’ 운운하는 막말에도 제대로 항의를 못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승민 “지지율 하락 尹과 같이 망하자는 건가”
유승민 전 의원은 최근 역선택 방지 조항을 둘러싼 경선룰 논란과 경선 토론회 무산 등을 거론하며 “당이나 선관위가 윤 후보와 같이 망하려고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서울 강남구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에서 간담회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경선룰도 그렇고 토론회 무산도 그렇고 모든 게 윤 후보를 위해서 움직이는 데, 정작 윤 후보 지지율은 떨어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학예회 같은 비전 발표회를 한다며 토론회도 안 하는 등 경선을 무슨 이런 식으로 하느냐”며 “15일 1차 컷오프 전에 토론회가 안 열리는 건 말이 안 되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역선택 방지룰 도입에 반대하고 있는 유 전 의원은 “선관위가 경선룰 수정 권한이 있다”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에 대해선 “이해가 안 간다. 당 대표가 그런 식으로 책임을 피하는 건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