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의 승부수, 제네시스 전기차만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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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제네시스가 2025년 이후 출시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만든다. 사진은 하반기 출시 예정인 제네시스 전기차 모델 GV60. [사진 제네시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가 2025년 이후 출시하는 신차를 모두 전기차로 만든다. 2025년 이전 모델은 내연기관 차량도 계속 생산하다가 2030년에 생산을 중단한다. 제네시스는 2일 자사 유튜브에 ‘퓨처링 제네시스’라는 제목의 영상(12분 분량)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제네시스는 ‘전동화 브랜드 비전’을 발표했다.

영상에 등장한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은 “제네시스는 완성된 라인업(제품군)과 뛰어난 상품성으로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표는 제네시스의 담대한 여정의 시작점이자 제네시스가 혁신적인 비전을 통해 이끌어갈 지속 가능한 미래를 그려보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제네시스는 연료전지 전기차와 배터리 전기차의 ‘듀얼(이중) 전동화’ 전략을 마련했다. 2025년을 기점으로 모든 신차를 수소 또는 배터리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연료전지 전기차는 새로운 시스템으로 고출력·고성능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차세대 리튬이온 배터리를 개발하는 데에도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제네시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제품군을 여덟 가지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해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연간 40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한다는 게 목표다. 장재훈 제네시스 사장은 유튜브 영상에서 “제네시스는 전동화 시대를 선도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네시스는 이번 영상에서 하반기 출시 예정인 GV60을 선보였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적용한 첫 모델이다. 제네시스의 루크 동커볼케 부사장은 “새로운 전동화 라인업은 고객의 감각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사진 현대차]

제네시스는 2015년 11월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를 표방하며 출범했다. 정몽구 명예회장과 정의선 회장 부자의 고급차 브랜드화 의지를 담았다. 당시 제네시스는 EQ900이란 모델을 출시하면서 고급차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후 EQ900은 모델명을 G90으로 바꿨다.

정 회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출범의 초기 단계부터 외부 인사 영입과 조직 개편까지 전 과정을 기획하고 주도했다. 제네시스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2만8365대를 판매했다. 2019년과 비교하면 판매량이 46% 증가했다. 처음으로 연간 판매 10만 대를 돌파했다. 제네시스는 2035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제품 생산 과정 등에서 이산화탄소를 배출한 만큼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대책을 세워 실질적인 배출량을 0으로 만든다는 개념이다.

정부는 지난해 12월 ‘2050 탄소중립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 사회로 이행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단계적인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정부는 ▶전국 2000만 가구에 전기차 충전기를 보급하고 ▶수소 충전소 수는 현재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와 비슷한 수준(전국 2000여 곳)으로 늘릴 계획이다. 재생에너지와 수소, 에너지 정보기술(IT)을 3대 에너지 신산업으로 지정하고 투자를 집중한다는 방향도 제시했다. 국회는 지난달 31일 본회의에서 2050년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탄소중립기본법을 통과시켰다.

2일 코스피 시장에서 현대차(시가총액 9위)는 카카오뱅크(11위)와의 격차를 크게 벌렸다. 이날 현대차 주가는 1.63%, 카카오뱅크 주가는 7.77% 하락했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 차이는 6조2800억원이 됐다. 지난달 6일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한 카카오뱅크는 한때 현대차를 추월하고 시가총액 9위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달 23일을 기점으로 카카오뱅크를 제치고 시가총액 9위 자리를 되찾았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