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냐민 네타냐후 전 이스라엘 총리. EPA=연합뉴스
이스라엘의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우고 지난 6월 물러난 베냐민 네타냐후 전 총리가 정상외교 과정에서 받은 선물을 사유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30일(현지시간) AP통신은 이스라엘 총리실이 네타냐후 전 총리 측에 국가 최고위직으로 재직하는 기간 외국 정상들로부터 받은 고가의 선물 수십여점을 정부에 반환하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총리실이 네타냐후 전 총리 측에 반환을 요청한 선물은 42개다. 이 중에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건넨 금장식 유리 상자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선물한 성경도 포함된다. 이 밖에도 프랑스와 독일 정상, 교황, 각국 대사 등의 선물도 반환 요청 목록에 포함됐다.
통상 정상외교 때에는 소정의 선물을 주고받는다. 이스라엘에서는 정상 외교를 통해 받은 선물의 가치가 300세켈(약 11만원) 이상이면 이는 국가 자산으로 분류된다. 총리실은 네타냐후 전 총리 부부가 국가 자산으로 분류되는 선물들을 정부에 반납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네타냐후 전 총리 측은 총리실 입장에 반박하고 있다. 반환 대상이 되는 선물들은 모두 정부에 돌려줬다는 취지다.
앞서 1999년 네타냐후 전 총리의 첫 번째 임기 당시에도 유사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네타냐후 전 총리 측은 외국 정상으로부터 받은 선물을 착복했다는 의혹 등에 휩싸였지만, 혐의 입증이 되지 않아 처벌 위험에서는 벗어났다.
지난 6월 이스라엘 의회격인 크네세트는 투표를 통해 8개 야권 정당이 참여하는 새 연립정부를 승인했다. 이에 따라 극우 정당인 야미나의 나프탈리 베네트 대표가 먼저 2년간 총리직을 맡기로 했고, 네타냐후 전 총리는 물러났다. 당시 네타냐후 전 총리는 마지막 연설에서 “베네트는 국제적 위상도 신뢰도 없다”고 현 총리를 맹비난했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재임 중 수뢰, 배임, 사기 등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하와이 라나이 섬에 있는 초호화 저택에서 휴가를 보냈다는 의혹도 제기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