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 짜증” 할머니 찌른 손자…옥상엔 할머니가 빤 교복이

중앙일보

입력 2021.08.30 09:37

업데이트 2021.08.30 17:59

30일 오전 0시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주택에서 할머니의 잔소리가 심하다는 이유로 10대 고등학생 형제가 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사건이 발생한 주택 옥상 빨랫줄에 깨끗하게 빨아둔 흰 교복이 걸려 있다. 뉴스1

30일 오전 0시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주택에서 할머니의 잔소리가 심하다는 이유로 10대 고등학생 형제가 70대 친할머니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날 오후 사건이 발생한 주택 옥상 빨랫줄에 깨끗하게 빨아둔 흰 교복이 걸려 있다. 뉴스1

대구에서 10대 형제가 할머니에게 흉기를 휘둘러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 중이다. 이들은 “할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하고 심부름을 시켜 짜증났다”는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대구 서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이날 0시10분쯤 대구 서구 비산동 한 주택에서 손자 A군(18)이 흉기로 할머니 B씨(77)를 수차례 찔러 숨지게 했다. A군이 휘두른 흉기에 B씨는 머리·어깨·팔 등 온몸을 찔렸다.

범행 현장을 할아버지(92)가 목격하고 같은 날 0시44분쯤 경찰에 “손자가 흉기로 아내를 여러 번 찔렀고 아내 옆에 못 가게 한다”며 신고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할 당시 A군은 주택에 머무르고 있었고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흉기에 찔린 할머니는 응급처치를 받으면서 인근 대학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경찰은 A군에게 존속살해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은 현장에 함께 있던 A군의 친동생 C군(16)도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긴급 체포했다.

이들은 경찰 조사에서 범행을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저지른 이유에 대해서는 "할머니의 잔소리가 너무 심해서 살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경찰은 전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형제는 2012년 8월부터 부모와 연락이 끊긴 뒤 조부모와 생활해 왔다. 할머니는 2007년 9월, 할아버지 역시 2001년 2월 신체장애 판정을 받았다. 가정 형편도 좋지 않아 관할 구청은 2013년부터 A군 가정을 기초생활 수급 가정으로 지정했고, 최근에는 월 185만원을 지원해왔다.

30일 오전 대구 서구 한 조손가정에서 10대 형제가 자신들을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집 대문 앞에 폴리스 라인이 붙은 모습. 연합뉴스

30일 오전 대구 서구 한 조손가정에서 10대 형제가 자신들을 키워준 친할머니를 살해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사진은 사건이 발생한 집 대문 앞에 폴리스 라인이 붙은 모습. 연합뉴스

인근 주민들은 조손간 사이가 크게 나쁘지 않았다고 전했다. 참극이 벌어진 주택에는 B씨가 손자를 위해 빨아둔 것으로 보이는 흰색 교복이 널려 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구체적인 범행 경위는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과 B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숨진 B씨 시신은 31일 부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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