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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 앞에서 6개 칼날 편다, 美 보복 무기는 '닌자미사일'[영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미 공군의 무인 공격기인 MQ-9 리퍼를 원격 조종하는 조종사가 목표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영상 태스크&퍼포즈]

미 공군의 무인 공격기인 MQ-9 리퍼를 원격 조종하는 조종사가 목표를 향해 미사일을 발사하고 있다. [영상 태스크&퍼포즈]

‘하늘의 암살자’로 불리는 미군 무인 공격기 MQ-9 리퍼가 카불 공항 테러 보복 작전에 투입된 것을 두고 예견된 수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아프가니스탄 철군 이후 테러 상황을 대비해 작전 개념을 세웠다는 얘기다.

대테러전에 관한 한 수천명의 지상군을 주둔시키는 것보다 상황이 발생할 때 위성정보와 공격 드론 등을 활용해 대응하는 게 비용과 위험 관리 측면에서 더 효율적이다.

바이든, 미군에 전권 부여

이미 미군은 카불 공항 자살 테러를 자행한 극단주의 테러조직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에 대한 추가 공습을 예고했다. 이와 관련, 폴리티코는 28일(현지시간)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승인 없이도 IS-K 관련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미 국방부에 전권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드론 ‘MQ-9 리퍼’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미국 드론 ‘MQ-9 리퍼’는.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앞서 행크 테일러 미 합참 소장은 28일 국방부 브리핑에서 "두 명의 고위급 IS 목표물이 사망했고 한 명이 다쳤다"며 "민간인 사상자는 없다"고 밝혔다. 해당 '목표물'은 차량으로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철군 뒤 살인병기가 전쟁" 

미국이 오는 31일로 시한을 못 박은 아프간 철군을 앞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미군이 떠난 뒤에도 살인병기가 전쟁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 육군 정보분석관 출신의 군사평론가인 윌리엄 아킨은 일본판 뉴스위크 기고문(지난 4월 20일 게재)에서 드론 공격 상황을 예견하며 “누구도 미국인의 목숨을 위험에 빠뜨리는 육탄전은 바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를 대신해 출현한 것이 유연하고 강고하며 글로벌한 정보망으로 구성된 새로운 방식의 전투 스타일”이라며 “공격용 드론, 자율형 정밀 공격 무기, 벌레의 움직임까지 잡아내는 감시 체계, 사이버전 체계 등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 공군의 C-130 수송기에 대한 탈레반의 로켓탄 공격을 MQ-9 리퍼가 포착한 영상. 당시 리퍼는 수송기의 보급 작전을 감시하고 있었다. [영상 태스크&퍼포즈]

지난해 아프가니스탄에서 미 공군의 C-130 수송기에 대한 탈레반의 로켓탄 공격을 MQ-9 리퍼가 포착한 영상. 당시 리퍼는 수송기의 보급 작전을 감시하고 있었다. [영상 태스크&퍼포즈]

'허브 앤드 스포크' 구상

무엇보다 이런 공격이 중동이나 유럽의 ‘안전한 국가’에서 수행되기에 워싱턴의 부담은 훨씬 줄어든다. 이런 작전 개념은 마치 자전거 바퀴를 닮아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로 불린다. 정보 지휘부나 드론 기지가 있는 축(hub)에서 테러리스트가 있는 다수의 바큇살(spoke)로 동시 다발적인 공격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미국은 중동 지역의 항공작전 거점을 카타르에 두고 아프간 등지의 상황에 대응하고 있다. 지난 27일 리퍼 보복 공격을 감행한 미 중부사령부의 핵심 시설이기도 하다.

다만 인력이 필요한 곳에는 미군 대신 민간군사서비스업체(PMC) 용병들을 투입한다. 아프간만 해도 54개 PMC가 활동했는데, 그 직원 수가 미군의 7배에 달했다.

실시간 포착해 '닌자 미사일' 쏴 

이런 공격 개념은 지난해 1월 리퍼를 이용한 거셈 솔레이마니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 사살 작전이 대표적이다. 미군은 첩보위성과 드론 감시로 솔레이마니의 동선을 파악하고 공격 시기를 포착했다.

최종 작전 수행을 위해 리퍼가 떴고, 상황 지점에서 정확하게 헬파이어 미사일로 술레이마니가 탄 차량을 폭격했다. 해당 미사일은 대전차 미사일을 요인 암살용으로 개량한 일명 ‘닌자 미사일’로 민간인 밀집 지역에서도 공격 목표만 제거하는 능력이 탁월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군이 이번 IS-K 요원 공격 때도 이 닌자 미사일을 썼다고 전했다. 닌자 미사일은 표적에 충돌하기 직전 6개 칼날이 펼쳐진다.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 정부군이 발표한 거셈 솔레이마니 차량의 폭발 현장. 미군은 MQ-9 리퍼를 투입해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 [AFP=연합뉴스]

지난해 1월 3일 이라크 정부군이 발표한 거셈 솔레이마니 차량의 폭발 현장. 미군은 MQ-9 리퍼를 투입해 솔레이마니를 제거했다. [AFP=연합뉴스]

또 미군은 공격에 앞서 리퍼가 통과할 공역에 대한 비행 허가, 항공관제 등을 위해 각국 정부와 연락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물밑에서 수행하기도 했다.

아킨은 “혼란스러운 세계에서 미국은 지금도 아프간을 비롯해 10여개 국가에서 원격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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