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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4차 유행 정점 아닌데 사망자 20명, 7개월만 최고치...더 늘어날 수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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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주하게 돌아가는 코로나 중환자실 자료사진.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분주하게 돌아가는 코로나 중환자실 자료사진. *기사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습니다. 연합뉴스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가 20명 발생했다. 하루 사망자가 20명을 넘은 것은 지난 3차 유행 당시인 1월 15일(22명) 이후 처음이다. 매일 2000명 안팎의 환자가 쏟아져나오는 상황에서 앞으로 사망자 규모는 더 커질 수도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26일 0시 기준 코로나19 사망자는 20명 늘었다. 4차 대유행 와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로써 누적 사망자는 2257명이 됐다. 치명률은 0.93%다. 보고된 사망자 중 18명은 기저질환(지병)을 갖고 있었다. 나머지 2명은 현재 조사 중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최근 노인요양병원이나 주간보호센터 또는 의료기관 (집단감염을) 통해 고위험군들이 확진됐는데, 그분들이 치료 받으면서 사망하는 사례가 조금 더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간 코로나19 백신 접종으로 중증으로의 악화나 사망을 상당 부분 저지해왔다. 실제 백신 접종 전 터진 3차 유행(지난해 12월~1월) 때 사망자는 주간평균 최대 150~160명에 달했다. 반면 최근 한 주간(20일~26일) 사망자는 66명이다. 3차 유행보다 절반 아래다. 추가 사망자의 백신 접종여부를 파악한 결과 각각 미접종자가 14명, 1차 접종자는 6명이었다. 접종완료자 중 사망자는 없었다.

코로나19 사망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코로나19 사망자 추이.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4차 유행 아직 고점 안 지났는데 

하지만 4차 유행의 확산세가 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게 문제다. 기존 바이러스에 비해 감염력이 2.5배 센 델타(인도)형 변이 바이러스의 영향이 크다. 최근 델타 변이 검출률은 90% 수준으로 높아졌다. 10명 중 9명이 델타 감염자란 의미다.

코로나19 환자의 일부는 위중증으로 상태가 악화하고, 또 그중에 사망으로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나타난다. 통상 확진 후 사망까지의 시차는 3~4주(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882명을 기록했다. 지난달 7일부터 51일째 네 자릿수 신규 환자가 나오고 있다. 얼마든지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가파르게 늘 수 있는 위태로운 상황이다.

방역당국도 확진자 전체 규모가 줄지 않는 이상 사망자는 계속 늘어날 것이라 우려하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26일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향후 사망자가 증가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추세를 볼 때 사망자 발생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손 반장은 “전체 환자 규모가 증가하면 연이어 1~2주 시차를 두고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고 위중증 환자가 증가하면 시차를 두고 사망자가 함께 증가하게 된다”라며 “치료에 최선을 다 하고 있고, 가급적이면 사망자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위중증 환자 규모에 따라 사망자 증가 경향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위중증 환자 425명 달해 

현재 위중증 환자는 425명이다. 지난해 3월 28일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역대 두 번째 많은 규모다. 위중증 환자 중 인공호흡기에 의지한 환자는 120명(24일 0시 기준)에 달한다. 최중증 환자에게 하는 에크모(ECMO·체외막산소공급)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58명으로 연일 최대치를 찍고 있다.

누적 치명률은 1%가 되지 않지만, 사망자 급증을 경고하고 있다. 환자 수 폭증으로 의료역량의 한계를 넘어서면, 치명률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탁 순천향대 부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낮은 치명률의 ‘착시 효과’가 숨어 있다”며 “60대 이하는 치료적 개입을 통해 예후(병의 증세)를 개선한 결과”라고 말했다.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인근 학교 외국인 유학생과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보건소에 마련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선별진료소를 찾은 인근 학교 외국인 유학생과 시민들이 검사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한계 다다른 의료 대응체계 

의료 대응체계는 점점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 지난 2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증환자 전담 병상은 모두 833개다. 이 가운데 252개(30.3%)가 비어 있는 상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실제 당장 쓸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은 더 적다고 설명한다. 중환자실을 맡을 숙련된 의료진이 부족해서다.

와중에 의료진은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장기화로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는 다음 달 2일 총파업을 계획하고 있다. 의료노조 조합원은 5만6000명가량이다.

정부는 신규 확진자 2500명 미만까지는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손영래 반장은 “(현재) 지역별로 일시적으로 병상 부족이 있을 수 있지만 권역별로 큰 문제 없이 대응하고 있다”며 “다만 (하루 신규 확진자가) 2500명 이상 꾸준히 발생하면 의료체계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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