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자, 64조 빚더미 앉았다”…부산서 오늘 밤 게릴라 시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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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지 기자

지난 15일 새벽 전국자영업자비대위 소속 회원 등이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비상등을 켠 채 정부의 ‘거리두기 4단계 조치’에 불복하는 1인 차량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회적 거리두기가 4단계로 격상된 후 직격탄을 맞게 된 자영업자들이 부산에서 25일 밤 게릴라 시위를 벌인다.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는 “이날 오후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2시까지 부산 일대에서 차량 시위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로 시위 한 시간 전 통보…300여대 참여 예상

비대위 측은 정확한 시위 경로를 시위 시작 한 시간 전 회원들에게 알릴 예정이다. 시위에는 자영업자 차량 300여대가 몰릴 것으로 주최 측은 보고 있다.

각 차량 안에는 자영업자 최대 2명까지 탑승한 뒤 깜빡이를 켜고 운행하며, 정해진 경로를 따라 도로를 도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비대위는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코로나19 확진 비율이 20%에 불과한 자영업 시설만을 규제하는 기존의 거리두기 철회, 특히 매출과 직결되는 영업시간 연장을 강하게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도 중대본이 기존 4단계 거리두기를 유지하고, 오히려 영업시간을 21시로 제한하는 것은 그들의 머릿속에 자영업자는 더는 국민이 아닌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자영업자는 작년부터 1년 6개월 동안 64조원에 달하는 빚더미에 앉게 됐는데도 손실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업종별 확진자 수 발생 비율 분석을 기반으로 한 업종별 방역수칙을 재정립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경찰, 6개 중대 배치…“불법 사항 처벌할 것”

부산경찰청은 시위 현장이 확인되면 6개 중대를 배치하고 엄정 대응에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경찰은 “1인 시위를 제외한 모든 집회가 금지돼 있음에도 이를 위반해 불법 차량 시위를 추진하고 있다”며 “방역당국과 합동으로 집결지 주변 임시검문소를 설치해 집결을 차단하고 주요 교차로에도 경찰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최자나 참가자에 대해서는 감염병예방법, 집시법 위반으로 대처하고, 집회 후 채증자료를 분석해 확인되는 불법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 착수와 엄중 처벌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업종별 자영업자 단체들이 연합한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김기홍 공동대표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마포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김 대표는 지난달 14일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상황에서 벌인 서울 도심 차량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이날 경찰에 소환됐다. [연합뉴스]

앞서 비대위는 지난 7월 14일과 15일 서울 도심에서 차량 시위를 한 바 있다. 이 시위로 비대위 김기홍 공동대표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