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인 입국에 우려와 환영…“협력자 도와야”“백신은 주지 말길”

중앙일보

입력 2021.08.25 16:52

업데이트 2021.08.25 17:59

외교부는 그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 명이 오는 26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25일 전했다. 국내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이 신원확인을 마친 뒤 한국 공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 뉴스1

외교부는 그간 아프가니스탄에서 우리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 그리고 배우자, 미성년 자녀, 부모 등 380여 명이 오는 26일 국내에 도착한다고 25일 전했다. 국내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이 신원확인을 마친 뒤 한국 공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 뉴스1

아프가니스탄 국적자 380여명이 오는 26일에 한국에 도착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려와 환영의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방역에 대한 걱정, 난민의 거취 문제에 대한 우려와 함께 협력자로서의 책임을 지는 모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것이다.

이들은 입국 후 충청북도 진천에 있는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에 6주에서 8주가량 머물 예정이다. 송기섭 진천군수는 25일 충북혁신도시출장소에서 주민간담회를 열어 “어린이 100여명이 포함된 국내 이송 아프간인을 이곳에 수용하겠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라며 “이와 관련 코로나 19 확산이나 혁신도시 이미지 실추, 지역경제 침체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정부에 전하겠다”고 말했다. 진천군 관계자는 “설명회 후 군민들도 인도적 차원에서 받아들이셨다”고 전했다.

아프간 백신 접종률 5% 미만…“우리 백신 주지 말아라”

국내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이 신원확인을 마친 뒤 한국 공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 뉴스1

국내에 입국하는 아프간인들이 신원확인을 마친 뒤 한국 공군 수송기 탑승을 기다리고 있다. 외교부 제공. 뉴스1

그러나 코로나19 방역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크다. 25일 0시 기준 우리나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155명으로 두 번째 최다 규모를 기록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월 3일부터 이달 19일까지 아프간에서 확진자 15만 2411명이 발생했고 이 중 7047명이 사망했다. WHO는 아프간의 코로나 19 백신 접종률은 5%가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인구 4000만명 중 187만 2268명분의 백신이 접종됐다고 한다.

직장인 강모씨(28)는 “외국인이 대규모로 들어오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코로나19가 걱정될 수밖에 없다”며 “기본적인 방역 수단인 마스크 등의 제공은 괜찮지만, 우리에게도 아직 부족한 백신을 그들에게 제공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직장인 엄모씨(26)은 “세금은 엄청 걷으면서 백신 물량 확보가 지연되는 등 자국민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와중에 타국민을 챙기는 건 우선순위가 잘못됐다”며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이번 수용은 좋지만, 자국민에게 피해를 주는 일은 발생하면 안 된다”고 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코로나 대유행 시기에 우리 국민을 보살피기도 힘든데….”, “외국에서 왔다 하면 백신을 접종 완료한 자국민도 안 반가운데 난민이라니, 매일 방호복 입는 의료진은 인간도 아니냐” 등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환영”

난민인권네트워크 주최로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변호사들이 난민신청 '접수거부' 위법 확인 소송 2심 선고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난민인권네트워크 주최로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참여한 변호사들이 난민신청 '접수거부' 위법 확인 소송 2심 선고 결과와 관련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환영의 목소리도 있다. 난민인권네트워크는 25일 성명을 내고 “난민의 안전과 평화로운 삶을 위해 연대하는 한국의 모든 시민과 함께 이들의 피난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신속하게 난민들의 피난을 직접 조력하며 이들의 삶을 책임진 한국 정부의 신속하고 주체적인 대응을 환영한다”고 했다.

취업준비생 이모씨(27)은 “지금 오는 아프간인들은 엄연히 말하면 난민이 아니니까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괜찮다고 생각한다”며 “한국과 우호적 관계였던 분들에 대한 수용이니 그 정도는 충분히 이해된다”고 말했다. 다만 이씨는 “국민의 불안이 큰 만큼 난민 수용은 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했다.

외교부 “난민 아닌 ‘특별 공로자’ 자격”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국내 이송을 위해 카불 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 수송기에 탑승하기 전 신원 확인을 받고 있다.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한국 정부와 협력한 아프가니스탄인들이 국내 이송을 위해 카불 공항에 도착한 한국 공군 수송기에 탑승하기 전 신원 확인을 받고 있다.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외교부에 따르면 이들은 짧게는 1~3년, 길게는 10년 가까이 아프간에서 한국의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을 지원해 온 현지인 조력자 및 직계가족들이다. 외교부는 한국으로 이송하기에 앞서 이미 신원 조회 등의 절차를 마쳤다. 대다수는 직업 훈련원과 병원 등에서 의사, IT 전문가, 통역사 등 전문 인력에 해당한다고 한다.

구기연 서울대 아시아연구소 연구교수(중동지역 전문가)는 “탈레반이 지난 20년 동안 외국 기업이나 정부와 협력하거나 일한 사람들을 주요 타깃으로 삼았기 때문에 이들은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다”라며 “이번에 들어오는 사람들은 우리 정부의 협력자들이기 때문에 우리가 책임지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 협력자들이 없었다면 우리나라는 과거 아프간 등에서 일을 추진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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