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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혁 때처럼…中 교육부 “전 교과과정에 ‘시진핑 사상’ 주입”

중앙일보

입력

오는 9월 신학년부터 중국 중학교에서 사용될 예정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학생 독본』 교과서. [인터넷 캡처]

오는 9월 신학년부터 중국 중학교에서 사용될 예정인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학생 독본』 교과서. [인터넷 캡처]

중국 교육 당국이 24일 소학교부터 대학원 박사과정까지 모든 교육과정에 ‘시진핑(習近平) 사상’을 주입해 학생의 두뇌를 ‘무장’하라고 공식 발표했다. 싱가포르의 연합조보는 25일 이번 조치에 대해 “중국공산당이 정치이론을 청소년의 두뇌에 주입하는 이번 조치는 미·중 경쟁을 오랜 기간 계속될 지구전(持久戰)으로 예상한 장기적 준비”라고 분석했다. 홍콩 일간지 명보는 “문화대혁명 시기 마오쩌둥 사상이 어문, 수학, 역사 등 모든 교과서에 기재됐다”며 “시진핑 어록과 사진이 이미 간행된 중학교 교과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 학생 독본’의 각 장절에 등장했다”고 과거 문혁과 같은 조치라고 보도했다.

24일 교육부가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톈후이성(田慧生) 교육부 교과서국 국장은 “최근 세계적으로 백 년 만의 큰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국제 역량의 대비에 새로운 변화가 발생했다”며 “학생들에게 중화 문화의 소양을 깊이 심어, 학생에게 중국인의 패기와 기개, 저력을 강화하고, 흔들리지 않게 당의 말을 듣고, 당과 함께 나아가도록,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업을 계속해 분투하기 위한 이상과 신념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 교육이 공산당 통치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는 취지를 가감 없이 드러냈다.

초등학생은 정치사상, 계몽에 중점

이날 교육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교과과정 교재에 넣는 지침서(이하 지침서)』는 초등학교부터 대학원 석·박사 과정까지 이른바 시진핑 사상의 교육 방침을 명시했다. 예를 들면 초등학교에서는 정치사상과 도덕·계몽을 중시하고, 중학교에서는 정치적 각오를 제고하고 인품과 도덕을 단련하는 데 힘쓰고, 고등학교에서는 정치적 인식과 정신적 승화를 강조하도록 했다. 대학에서는 이론적 사유를 형성해 사명감을 강화하고, 대학원 과정에서 깊이 있는 연구와 새로운 사상의 소질과 능력을 선전·해석·연구하여 사상에 통달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기자가 최근 중국 당국이 강조하는 숙제와 사교육 부담 경감 정책과 어떻게 균형을 맞출 것인지 물었다. 톈후이성 국장은 “학생의 학습시간은 한정되어 있으므로 과목별 교과 내용 총량을 통제해야지 하나하나 독립 과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답변했다.

“마오 시기와 같은 효과 기대 못 해”

홍콩의 시사평론가류루이사오(劉銳紹)는 이번 조치에 대해 “마오쩌둥 집권 시기와 상당히 비슷한 조치”라며 “현재 중국의 사상을 선전하는 효과는 개혁개방 이전 시대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의 중국 내 교사는 “교육부의 국가안보, 혁명전통, 중국 전통문화 등 주제 교육을 교과과정에 포함한 조치는 최근 청소년의 심각한 팬클럽 문화, 향락주의, 해이해진 국가 안보 의식 등을 바로잡고 여러 해 동안 서방의 문화 충격을 받아온 중화전통을 새롭게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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