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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성 못 이룬 도쿄의 꿈, 카타르에서 이룰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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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조규성

조규성

김천 상무 공격수 조규성(23·사진)이 ‘벤투호’에서 새로운 항해를 시작한다.

2021년은 조규성에게 아쉬운 해가 될 뻔했다. 꾸준히 올림픽 대표팀에 승선했지만, 정작 도쿄올림픽 최종 엔트리(18명)에 들지 못했다. 조규성의 에이전트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대표는 “와일드카드 때문에 올림픽 본선에 출전하지 못할 거란 예상도 하고 있었다. 입대를 서두른 것도 그런 이유였다. 아쉬웠지만 조규성은 내색하지 않고, 훈련에 집중했다”고 전했다.

곧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 파울루 벤투 국가대표팀 감독이 조규성을 발탁한 것이다. 조규성은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나설 명단(26명)에 포함됐다. 국가대표팀에 선발된 건 처음이다.

올림픽 대표팀 경력이 A대표팀 선발의 발판이 됐다. 지난해 10월 코로나19로 상대를 구하기 어려워지자 국가대표팀과 올림픽 대표팀이 두 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조규성은 벤투 감독 앞에서 자신의 기량을 보여줬다. 벤투 감독은 “조규성은 기술을 갖췄고, 제공권도 좋다. 대표팀에 어떻게 녹아드는지 잘 관찰하고 판단하겠다”고 설명했다.

1m88㎝의 장신인 조규성은 공중전에 능하다. 지난해 원소속팀 전북 현대에서 치른 K리그 최종전에서도 헤더 선제골을 넣어 우승에 기여했다. 상무에서 첫 골도 머리로 넣었다.

머리만 잘 쓰는 게 아니다. 조규성은 광주대 시절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다 공격수로 전향했다. 체력이 뛰어나 수비 가담도 잘한다. 현대 축구에 어울리는 공격수다.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을 해 파워를 키웠다.

조규성은 23일 열린 K리그2(2부리그) 부산 아이파크전에서 6-0 승리를 이끈 뒤 “사실 오늘이 대표팀 명단 발표일이라는 것도 몰랐다. 명단을 확인하고 너무 기뻐서 잠을 이루지 못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에 승선했다고 카타르까지 간다는 보장은 없다. 지금까지 지동원, 이정협, 김신욱 등이 발탁됐지만 황의조(보르도)를 제외하면 붙박이로 뛴 선수가 없다. 1년 넘게 남은 카타르 월드컵 본선까지 경쟁의 연속이다.

조규성도 이를 잘 안다. ‘꽃길’만 걸어온 축구인생이 아니기 때문이다. 축구선수 아버지와 배구선수 어머니를 둔 조규성은 광주대 입학 때까진 평범한 선수였다. 키에 비해 파워가 떨어졌다. K리그2 FC안양을 거쳐 최강팀 전북 현대에 입단했다. 연령별 대표팀에도 22세에 처음 뽑혔다. 그래서 기회의 소중함을 잘 안다.

대표팀은 9월 2일 이라크(서울월드컵경기장), 7일 레바논(수원월드컵경기장)과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을 치른다. 스트라이커 자원은 황의조와 조규성만 뽑혔다. 조규성은 “경기에 뛰고 싶다. 제공권이나 볼 키핑, 침투 등 내 장점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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