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정판 스니커즈와 리셀테크 원하는 MZ세대가 모이는 곳

중앙일보

입력 2021.08.24 12:00

업데이트 2021.08.24 12:35

MZ세대는 단순히 물건을 소비하지 않는다. 물건에 담긴 가치와 내 취향에 얼마나 부합하느냐를 더 중요시한다. 이런 소비 성향이 낳은 새로운 문화가 '리셀테크'(리셀+재테크)다.그중에서도 한정판으로 출시된 운동화나 스니커즈를 거래하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태크) 분야가 가장 활발하다. 이런 시장성을 내다보고 한정판 스니커즈를 거래 플랫폼이 우후죽순 생겨났다. 가장 거래가 활발하고 믿을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직접 거래해보고 만족했던 플랫폼이자, MZ세대에게 특히 관심 받고 있는 '크림'을 소개한다. 

한정판 제품 거래 플랫폼 '크림'을 통해 구매한 스니커즈와 휴대폰 구매 화면. 크림은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으로 설립후 1년 만에 누적거래액 2700억을 넘어섰다. 월간 순 이용자 수는 45만명에 달한다. [사진 서동원]

한정판 제품 거래 플랫폼 '크림'을 통해 구매한 스니커즈와 휴대폰 구매 화면. 크림은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으로 설립후 1년 만에 누적거래액 2700억을 넘어섰다. 월간 순 이용자 수는 45만명에 달한다. [사진 서동원]

어떤 서비스인가요.

크림은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를 도와주는 플랫폼 서비스입니다. 스니커즈 시장이 성장하면서 커뮤니티에서 진행됐던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가 플랫폼 안으로 들어왔다고 보면 됩니다. 크림은 네이버 자회사 '스노우'가 지난해 3월에 출시했는데, 1년 만에 누적 거래액이 2700억을 넘었답니다. 한달 이용자 수는 론칭 2달 만에 8만6000명을 기록하더니 1년 만인 올해 5월엔 45만명이나 됐어요. 숫자만으로도 성장세를 알 수 있죠. 그중에서도 특히 MZ세대의 비율은 75%라니 놀랍죠. 기록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유치한 누적 투자액도 400억원이나 됩니다. 앞으로도 폭발적인 성장이 기대되는 서비스입니다.

[민지리뷰]
한정판 거래 플랫폼
크림

거래 방식이 중고 거래와 흡사해 보여요. 어떤 차이가 있나요.

구매하긴 했지만 사용하지 않은 새 상품을 판매한다는 점과 안전 거래를 위해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에서 보증인 역할을 해준다는 두 가지 차이점이 있어요. 고가에 거래되는 한정판 스니커즈 특성상 가품 판매나 사기가 발생할 위험이 높아요. 물론 매장에서 구매하면 이런 걱정도 없겠죠. 하지만 매장에서 판매하는 신발의 종류는 한정적이에요. 수많은 제품이 등록된 온라인 쇼핑몰에서 살 때는 가품에 대한 위험 요소를 안고 가야 하고요. 크림은 제품 검수를 통해 이런 문제점을 해결했어요. 검수 단계 때문에 제품 수령까지 5~8일 정도로 시간이 다소 걸리지만 이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니까요. 또 부가적으로 한정판 스니커즈의 발매 일정 정보를 알려주기도 하고, 커뮤니티 기능을 활용해 해당 제품의 다양한 사진을 볼 수 있게 해요.

새로 발매되는 한정판 스니커즈의 소식을 한 데 모아 제공하는데,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새로 발매되는 한정판 스니커즈의 소식을 한 데 모아 제공하는데, 상당히 편리한 기능이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된 계기는요.

'뉴발란스 993' 모델이 정말 갖고 싶었는데, 국내에선 정식으로 판매하지 않았어요. 해외 직구로 직접 사거나 대행업체를 통해야 하는데, 둘 다 문제점이 있었죠. 쇼핑몰에서 사면 빠르게 받을 수 있지만 비싸고, 직구하면 저렴하지만 시간이 정말 오래 걸렸어요. 어떻게 구매하면 좋을지 방법을 찾아보다가 크림을 알게 됐습니다.
크림은 가격·배송·사이즈 등 모든 게 만족스러웠어요. 24만원에 결제하고, 정확히 7일 뒤에 상품을 받았습니다. 새 상품 박스가 크림 로고가 박힌 더 큰 박스에 담겨왔고, 직접 상품을 검수했다는 표시가 찍혀있어 '소중한 상품을 잘 구매했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어요.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일명 '미개봉 새 상품'을 구매하는 경험과 매우 흡사하지만, 플랫폼을 거치면서 확실한 상품만 거래할 수 있게 한 점이 흥미로웠어요. 이 구매 경험이 너무 좋아서 이후 다른 신발을 하나 더 구매했고, 종종 마음에 드는 신발이 새로 나왔는지 들어가 보고 있어요.

판매한 적도 있나요.

아직 드로우(운동화를 살 수 있는 자격)에 당첨된 적이 없어 판매해본 경험은 없지만, 진행 과정은 잘 알고 있어요. 판매 방식은 '즉시 판매'와 '입찰 판매'의 두 가지입니다. 즉시 판매는 구매자가 제시한 가격으로 바로 팔 수 있고, 입찰 판매는 원하는 가격을 직접 입력하고 내가 제시한 가격에 구매할 구매자가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면 돼요. 성사된 거래에 대한 모든 정보는 카카오톡 알림 메시지로 알려줘요. 거래가 성사되면 크림 검수센터로 48시간 내 상품을 발송하면 됩니다. 여기까지가 판매자가 할 일이에요. 상품이 검수센터로 이동하면 보통 입고 후 1~3일 내로 검수 작업을 마칩니다. 검수가 끝나면 판매자에게 비용이 정산되고, 구매자에게는 상품이 발송됩니다. 이때 판매 상품이 검수 기준에 합당하지 않으면 판매액의 10~15%가 페널티로 판매자에게 부과돼요. 모조품·가품·중고품인 게 드러나면 페널티 비용을 물어야 할 뿐 아니라 바로 서비스 이용이 정지돼요.

하루에도 수많은 신발이 크림을 통해 거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하루에도 수많은 신발이 크림을 통해 거래되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이 분야에서 '솔드아웃'도 유명하잖아요. 왜 크림을 선택했나요.

두 서비스는 거의 기능이 같아요. 눈에 띄는 차이점은 사용자가 참여하는 공간이 있느냐 없느냐예요. 크림은 거래 외에 사용자의 참여를 유도하는 서비스가 많아요. SNS 기능을 가진 '인 스타일'은 신발 사진이나 자신의 스니커즈 스타일링 사진을 찍고, 제품명을 태그해서 업로드하면 다른 사용자의 관심이 쏟아져요. 인스타그램의 '좋아요'에 해당하는 '공감'을 누르고 댓글도 달 수 있어요. 나만의 영역에서 나를 드러내고 싶은 MZ세대의 특징이 집약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또 '와치' 카테고리에서는 한정판 스니커즈와 관련된 양질의 유튜브 콘텐트를 큐레이션 해줘요. 일반 사용자는 열심히 자신의 인 스타일을 홍보하고, 크리에이터는 크림에 콘텐트가 업로드될 수 있게 영상을 만들어요. 반면 솔드아웃은 무신사에서 자체 콘텐트를 제작해 제공해요. 사용자가 참여할 공간이 없어요. MZ세대는 참여형 커머스에 열광해요. 직접 참여하고 소통하면서 자신의 색을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을 찾거든요. 이런 측면에서 솔드아웃보다는 크림을 더 선호하는 것으로 보여요.

크림에서 스니커즈의 입찰에 참여하면 그 스니커즈를 신고 찍은 사용자들의 리뷰 사진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크림에서 스니커즈의 입찰에 참여하면 그 스니커즈를 신고 찍은 사용자들의 리뷰 사진을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솔드아웃의 제품 입찰 화면. 크림에서 볼 수 있었던 사용자의 제품 리뷰 사진을 볼 수 없다. [사진 서동원, 솔드아웃 앱 캡처]

솔드아웃의 제품 입찰 화면. 크림에서 볼 수 있었던 사용자의 제품 리뷰 사진을 볼 수 없다. [사진 서동원, 솔드아웃 앱 캡처]

크림과 솔드아웃의 스니커즈 관련 콘텐트를 비교했다. 왼쪽 이미지는 크림의 것으로 스니커즈와 관련된 다양한 유튜브 콘텐트를 연동시켰다. 반면 솔드아웃은 운영사인 무신사에서 제작한 콘텐트를 모아 볼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무신사 앱 캡처]

크림과 솔드아웃의 스니커즈 관련 콘텐트를 비교했다. 왼쪽 이미지는 크림의 것으로 스니커즈와 관련된 다양한 유튜브 콘텐트를 연동시켰다. 반면 솔드아웃은 운영사인 무신사에서 제작한 콘텐트를 모아 볼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무신사 앱 캡처]

한정판 스니커즈 거래 플랫폼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요.

최신 정보와 거래량이 얼마나 많은지를 봐요. 한정판 상품은 앞으로도 많아질 것이고, 이것을 사려는 사람도 그만큼 늘어날 거예요. 하지만 소비자가 한정판 아이템 발매 정보를 일일이 찾아다니기는 힘들어요. 최신 정보를 플랫폼에서 제공한다면 그것만큼 편리한 게 없죠. 또 구매와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져야 해요. 상품을 등록했는데 팔리지 않거나 내가 원하는 상품을 오랫동안 구할 수 없다면 서비스를 이용하는 목적을 잃어버리겠죠. 다행스럽게도 제가 구매한 상품은 모두 거래량이 많아 원할 때마다 바로 살 수 있었어요.

가격도 중요할 것 같아요.

신발 자체의 가격을 싸다 비싸다고 평가할 순 없어요. 순수하게 사용자 간의 거래량에 따라 상품 가격이 변동되고 있기 때문이죠. 그렇다 보니 시세 조작의 위험이 있어요. 예를 들어 몇 명이 모여 특정 상품의 구매가와 판매가를 맞춰 거래하면서 가짜 수요를 발생시키고, 의도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거죠. 이렇게 허점을 악용하는 몇몇 사람이 마음먹고 시세를 조작하기 시작하면, 그 상품이 정말 필요한 구매자는 울며 겨자 먹기로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불만족스러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판매할 때 수수료는 얼마나 되나요.

서비스의 주된 수익은 수수료에서 나와야 하지만, 지금은 사용자 확보를 위해 투자금으로 사업을 유지하고 있어요. 8월 기준으로 판매 수수료와 배송비 무료 이벤트가 진행하는 중인데, 이에 질세라 다른 서비스도 무료 이벤트를 하고 있어서 출혈 경쟁이 심화하고 있어요. '프로그' '리플' 등 다른 서비스는 7~11%의 판매 수수료가 붙습니다. 앞으로 크림의 수수료 무료 이벤트가 끝나면 비슷한 수수료를 받지 않을까 예상해요.

크림의 사용자가 올린 착용 사진들. 게시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모습을 뽐낼 수 있고, 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관심있는 스니커즈의 스타일링을 참고할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크림의 사용자가 올린 착용 사진들. 게시자의 입장에선 자신의 모습을 뽐낼 수 있고, 보는 사람의 입장에선 관심있는 스니커즈의 스타일링을 참고할 수 있다. [사진 서동원, 크림 앱 캡처]

크림의 장점을 꼽아주세요.

착용 사진을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매장에서 신어볼 수 없으니 실제 신은 사진이 도움돼요. 인스타그램으로 넘어가기보다 크림 자체에서 궁금증을 해결하고 결제까지 완료하니 여러모로 편해요. 크림은 최대한 사용자가 사진을 많이 등록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구매 여부와 상관없이 착용 사진을 올리다 보니 콘텐트가 풍부해요. 최근 판매된 상품이 아니라면 구매 전 상품 상세 화면이나 인 스타일 카테고리의 피드를 통해 착용 사진을 충분히 보고 사세요. 이 부분에서 만족도가 굉장히 높아요.
이런 거래 플랫폼은 쇼핑 앱에 가깝지만 다루는 품목이 한정적이라 구매 사이클이 일반 쇼핑몰보다 긴 편이에요. 단순히 쇼핑을 위해 이용한다면 관심도가 줄어들 거라 봐요.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크림이 운영하는 두 가지 기능이 최신 스니커즈 발매 정보 제공과 스타일 SNS입니다. 제품 거래가 아니더라도 사용자가 지속해서 이 앱을 이용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기획자 입장에선 서비스가 진행하는 구매, 판매 프로세스에 방해받지 않는 선에서 이 기능들을 잘 녹여냈다는 점이 가장 잘한 일인 것 같아요. 사용자 행동에 대해 얼마나 많은 고민이 있었는지 느껴져요.

만족도 이야기를 했는데, 점수로 표현해주세요.

10점 만점에 9점 드립니다. 신규로 발매되는 스니커즈나 드로우 일정 등 정보가 도움되고, 거래량이 많다 보니 원하는 사이즈와 색상은 웬만하면 다 있어요. 진품 여부를 걱정할 필요도 없고요. 리뷰 사진도 풍부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스타일링하는지도 참고할 수도 있어요. 이것만 해도 이미 나에게는 만점에 가까워요. 하지만 완벽한 서비스는 없다고, 상품을 검색할 때 겪는 불편함 때문에 1점을 뺐어요.

개선하고 싶은 점은요.

입문자에게 불친절하다는 느낌이에요. 한정판 스니커즈 시장이 마니아의 전유물이었지만, 시장이 확대되면서 입문하는 소비자를 배려하는 정보가 있었으면 해요. 한정판 스니커즈 나름의 스토리와 역사가 있는데 그런 정보를 찾기가 어렵거든요. 상품 상세 정보에는 가격과 스타일 이미지만 있어요. 신발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하면 인터넷 창을 열어 검색해야 합니다. 어떻게 협업을 해서 탄생했는지, 누가 신어서 화제가 되었는지 등의 콘텐트를 더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민지리뷰는...
자신의 가치관과 세계관이 소비로 표현되는 시대. 소비 주체로 부상한 MZ세대 기획자·마케터·작가 등이 '민지크루'가 되어 직접 자신이 좋아하는 물건·공간·서비스 등을 리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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