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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석선생' 김의겸, 전세 낀 강남아파트 1년새 4억7000만원 올랐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야당 의원 대상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이 불거진 김의겸 의원. 연합뉴스

야당 의원 대상 부동산 전수조사에서 업무상 비밀이용 의혹이 불거진 김의겸 의원. 연합뉴스

국민권익위원회가 23일 열린민주당 의원이 업무상 비밀을 이용해 부동산을 취득한 의혹이 있다고 발표한 가운데, 당사자로는 김의겸 의원이 지목되고 있다. 청와대 대변인 시절 서울 흑석동 재개발 지역 상가 건물을 매입할 당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의혹이 있다는 것인데, 김 의원은 이를 부인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 의원의 또다른 서울 강남 아파트 매입도 눈길을 끌고 있다.

김 의원의 부인은 지난해 7월 22일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전용면적 130.89㎡(분양면적 47평형)를 13억8000만원에 사들였다. 바로 실거주하지 않고 전세세입자를 낀 상태에서 일단 매입만 한 것이라 그가 올 3월 국회의원이 되고 재산 내역이 공개되자 갭투자(차익을 노리고 전세를 끼고 사는 투자) 논란이 일었다.

김 의원측이 아파트를 매입하기 직전인 지난해 6월 정부는 6·17 부동산대책을 통해 '갭투자 방지책'을 발표하고 "거주할 집이 아니면 사지 말라'고 당부했다. 갭투자가 집값 상승을 부추긴다고 보고 전세대출 회수 등 차단책을 내놓은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2년 전 청와대를 나와 봉천동에서 전세(3억원)를 얻어 살았다. 2년 전세 기한이 끝나면 들어가서 살 생각으로 지난해 7월 우면동에 집을 샀다. 집을 수리한 뒤 올 7월 말 우면동 아파트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세 기간이 끝나기 1년 전에 미리 집을 계약한 것일 뿐 시세차익을 노린 갭투자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의원실 관계자에 따르면 김 의원은 7월 말 예정대로 이 아파트에 입주해 현재 살고 있다.

김의겸 의원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단지 바로 뒤가 큰 숲이다. 함종선 기자

김의겸 의원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서초구 우면동 대림아파트. 단지 바로 뒤가 큰 숲이다. 함종선 기자

김 의원이 아파트를 매입한 이후 해당 아파트값은 크게 뛰었다. 이 아파트는 김 의원이 입주한 지난달 이 아파트 역대 최고가인 18억5000만원(11층)에 거래가 됐다. 김 의원이 매수한 가격과 비교하면 1년 만에 4억7000만원이 오른 것이다.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지와 인접해 수혜 단지로도 꼽히고 있다. 경부고속도로 서울 구간이 지하로 들어가면 현재 고속도로가 있는 자리는 공원 등으로 조성할 예정이라 주변 단지엔 호재다.

양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경부고속도로 지하화가 추진되면서 찾는 사람이 늘고, 가격도 오름세"라며 "1990년대 지어진 아파트라 재건축, 리모델링 등 기대감도 있어 최근 호가가 크게 올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 아파트 고층 매물은 현재 19억~25억원을 호가한다.

우면동 대림아파트(1995년 준공·단일평형 412가구)는 큰 산에 둘러싸여 '숲세권 단지'로 불린다. 하지만 지하철역이 멀고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지 않아 그간 집값이 정체돼 있었다. 김 의원이 취득한 가격은 3년 전인 2018년 시세(최고가 13억 5000만원)와 큰 차이가 없었다.

김 의원은 청와대 대변인 시절인 2019년 3월 재개발 지역인 서울 동작구 흑석동의 25억 7000만원짜리 상가 건물을 10억원 대출을 받아 매입한 게 확인돼 투기 의혹에 휩싸였다. 당시 "아내가 상의 없이 투자한 것"이라고 해명하다 결국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야권에서는 그를 '흑석 선생' '부동산의 귀재' 등으로 부르며 비판했다. 같은 해 12월 34억 5000만원에 흑석동 건물을 되팔아, 매입 1년 5개월 만에 8억8000만원의 양도 차익을 얻었다. 김 의원은 세금·중개수수료 등을 제한 3억7000만원을 한국장학재단에 기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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