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단독]박원순 태양광 실증단지, 발전량 10% 넘는다더니 3%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시 태양광 실증단지. 서울시

서울시 태양광 실증단지. 서울시

태양광 신기술을 발굴해 육성하고자 서울시와 서울에너지공사가 만든 ‘태양광 신기술 실증단지’ 설비의 발전 효율이 턱없이 낮게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윤영석 국민의힘 의원이 서울에너지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7월 1일~31일) 태양광 실증 단지에 설치한 태양광 모듈 실 발전량은 평균 7.4%였다. 실 발전량이란 태양광 패널이 최대 낼 수 있는 발전량인 설비용량에서 실제 생산한 전력의 비율이다. 예를 들어 실 발전량이 7%라고 한다면, 전체 설비용량 100중에서 7을 전력으로 만들었다는 의미로 그만큼 효율이 낮다는 얘기다.

서울시 태양광 실증단지 설치 모듈 실발전량. 윤영석 의원

서울시 태양광 실증단지 설치 모듈 실발전량. 윤영석 의원

서울에너지공사에게 제출한 시험인증서를 보면 원래 실증단지에 설치한 태양광 모듈의 발전효율은 전부 10%가 넘었다. 하지만 실제 지난 한 달 동안 발전량을 측정해 보니 시험인증서 보다 훨씬 낮은 발전량이 나왔다. 윤 의원 자료에 따르면 실증 단지 방음벽에 부착한 도로 태양광은 시험인증서상 발전효율이 12.97%였다. 지난달 실제 발전량은 인증서의 4분의 1에 불과한 3.37%였다. 실증 센터발전동 건물에 부착한 태양광 실발전량도 시험 인증서(최대 15.89%) 효율의 절반도 안 되는 6.14%였다.

통상 태양광은 날씨와 지리적 위치에 따라 발전량이 일정치 않다. 이 때문에 설비용량 대비 발전량도 높지 않다. 하지만 그럼에도 현재 보급 중인 태양광 발전효율은 20%대 전후를 유지하고 있다. 태양광 업계 관계자는 “3~4년 전에 만들어 발전효율이 떨어지는 태양광 설비도 17~18%는 나오는데 어떻게 하면 3%대 발전량이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10% 미만의 발전효율은 사실상 상용화가 불가능한 수준으로 본다.

하지만 서울에너지공단 관계자는 “태양광 설비 설치 위치, 빛을 받는 각도 등에 따라 발전량이 조금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단계라 데이터가 충분치 않아 발전효율이 떨어지는지 떨어진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 있는 단계는 아니다”고 해명했다.

전임 고(故) 박원순 시장 재임 시절부터 추진했던 태양광 실증단지는 지난해 7월 처음 서울시가 사업계획을 승인해 본격화됐다. 지난해 공모를 통해 사업대상을 선정한 뒤, 올해 5월부터 실증단지를 준공해 사업에 들어갔다. 총 16개 기업의 15개 기술이 공모에 선정됐다. 건물 관리동과 발전동 외벽과 도로 및 보도블록, 방음벽 등에 총 1339개 모듈이 설치돼 실증 중이다. 태양광 모듈과 설치 비용은 전액 서울시에서 부담하고 실제 시험 결과 우수한 제품은 공공기관 납품도 추진한다. 서울시는 이번 태양광 실증 사업에 총 25억원의 예산이 들어갔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업 시작 약 한 달만인 지난 6월 관리동 외벽에 부착한 태양광 모듈 일부에서 문제가 발생하면서 모듈 교체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와 별도로 실제 발전효율까지 지나치게 낮게 나오면서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윤 의원은 “아무리 시험 단계의 제품이라고 해도 전혀 상용화를 할 수 없는 수준의 발전 효율이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면서 “태양광 사업을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시예산을 낭비한 것은 아닌지 철저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